'외국인 혐오 폭력' 남아공서 나이지리아인 313명 전세기로 탈출
나이지리아 정부가 외국인을 겨냥한 약탈과 폭력 사태가 확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나이지리아인 300여명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향하는 전세기에 탑승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 민간항공사 에어피스에서 빌린 해당 전세기에 탑승한 자국민의 수를 313명으로 추산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12일 혹은 13일에도 한 차례 더 전세기를 운항해 남아공에 거주하는 자국민 640명을 자국으로 탈출시킬 계획이다.

남아공에서는 이달 초부터 나이지리아인과 다른 아프리카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남아공 경찰은 현재까지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의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나이지리아인과 에티오피아인, 콩고인, 짐바브웨인 등이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요하네스버그와 프리토리아 등이 있는 하우텡주(州) 전역으로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확산하면서 7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지만, 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남아공에 있는 나이지리아인 소유 상점이 공격당하고 차량이 불타는 모습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 나이지리아인들이 자국 거주 남아공인 소유 상점을 공격하는 보복에 나선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에 남아공은 나이지리아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일시 폐쇄한 상황이다.

남아공 폭력 사태는 이민자 유입에 따른 높은 실업률의 영향으로 생겨난 외국인 혐오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28%에 달한다.

특히 극빈층은 일자리를 놓고 외국인 이민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11일 전세기를 타고 세 자녀와 함께 귀국한 나이지리아인 프레셔스 올루치 음바비(35·여)는 "우리가 머물던 지역은 외국인 혐오 때문에 매우 위험했다.

그들은 어떤 외국인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