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경찰관 660여명 모금 운동…1천450만원 모아
범인 검거하다 중상 입은 경찰관…치료비 부담에 '허덕'
만취해 난동을 부리던 남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경찰관이 막대한 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료 경찰관들은 그를 돕기 위해 경찰청 인트라넷에 청원 글을 올리고 성금을 모으는 등 자발적인 모금 운동에 나섰다.

10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최지현(31) 경장은 2017년 2월 중순 새벽 '술집에서 손님이 다른 손님들을 성추행하고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최 경장이 즉시 제압에 나섰지만, 만취한 남성은 그의 오른쪽 어깨를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등 난동을 멈추지 않았다.

최 경장은 이 사건으로 어깨 관절 조직이 파열되고 연골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중상을 입어 2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업무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복귀와 휴직을 반복하던 그는 올해 초 소속 경찰서를 옮긴 뒤 지금까지 휴직 중이다.

5년 후유장해 판정을 받아 앞으로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최 경장이 지난 2년 6개월 간 수술과 치료에 쓴 비용은 4천200만원에 달하지만, 공무원 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비용은 20% 수준에 그쳤다.

공상(公傷·공무 중 부상) 인정을 받았지만, 비급여 항목인 특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해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최 경장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법률에 따라 민사 합의금을 받을 경우 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든다고 한다"며 "저와 어머니 명의로 대출을 받아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달 4일 경찰청 인트라넷에는 최 경장의 사연과 함께 '경찰관이 다시 뛸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이날까지 1천450만원가량의 성금이 모였다.

최 경장의 지인인 박준모(26)씨가 포스터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자 이를 우연히 접한 박헌중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경위가 청원을 올렸다.

이 글을 본 동료 경찰관 660여명은 최 경장의 치료를 위한 모금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