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 축구팬, 월드컵 탈락에 PK실축 선수 집 몰려가 난동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하자 성난 팬이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실축한 주장 선수의 집으로 몰려가 난동을 부렸다.

시에라리온은 8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프리타운에서 라이베리아와 치른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지역 1차 예선 2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1차전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던 시에라리온은 1, 2차전 합계 2-3으로 밀려 2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시에라리온에도 기회는 있었다.

이날 2차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었다.

득점에 성공하면 1, 2차전 합계 3-3이 되지만 원정경기에서 득점이 있었던 시에라리온에 2차 예선 출전권이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시에라리온 주장 우마르 방구라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걸리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그러자 경기 후 시에라리온 일부 팬이 시내에 있는 방구라의 집으로 몰려갔다.

9일 영국 매체 BBC 보도에 따르면 팬들이 던진 돌에 방구라의 집 창과 문은 심하게 부서졌다.

팬들은 페널티킥 실축을 조롱하는 노래도 불렀다.

방구라는 자신의 집 침실에 숨어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악의 날"이라면서 "밖에 나갈 수조차 없다.

팬들이 내게 이렇게 적대감을 드러낼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장으로서 내 임무를 하고자 페널티킥을 찼다"면서 "나도 정말 실망스러웠다.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나를 용서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선수단이 경기장을 떠날 때도 일부 팬은 방구라의 귀가를 돕던 적십사 직원들까지 공격해 자원봉사자 4명이 다치고 앰뷸런스도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브라힘 은예렝케 시에라리온 체육부 장관은 "그는 우리의 주장이고, 축구는 운이 따르는 경기다"라면서 일부 팬의 행위에 실망스러움을 드러낸 뒤 "점점 전례를 찾기 어려워지는 스포츠 폭력에 맞서 싸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