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술루주(州)에서 또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지만, 용의자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술루주(州)의 한 군부대 앞에서 이슬람권 여성들의 전통의상인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느슨한 검은색 통옷)를 입은 한 용의자가 복부에 두르고 있던 폭탄을 터트려 숨졌다.

군 당국은 "아바야를 입고 복부가 임신한 것처럼 불룩한 용의자가 군부대로 들어오려다가 위병소 근무자들의 제지를 받자 사제폭탄을 터트렸다"면서 "용의자만 사망하고 다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얼핏 긴 머리를 한 외국인 여성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의 손은 남성의 것으로 추정돼 당국이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 남부에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술루주 홀로 섬의 한 성당에서 131명의 사상자를 낸 자폭 테러를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세 번째 발생한 자폭 테러다.

군 당국은 이 같은 테러의 배후로 IS에 충성을 맹세한 현지 과격단체 '아부사야프'를 지목하고 있다.

필리핀 남부서 또 자폭 테러…용의자만 사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