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을 두고 친러와 반러 여론이 대립하고 있는 옛 소련국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에서 대표적 친러파로 분류되는 전(前) 내무장관이 신임 총리로 임명됐다.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 노선을 추구하는 중도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지오르기 가카리야 전 내무장관을 총리로 임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가카리야는 대규모 반러 시위의 여파로 이달 2일 물러난 친러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 소속 마무카 바흐타제 총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에 앞서 조지아의 꿈 의장인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가 가카리야를 총리로 추천했고, 뒤이어 의회가 8일 그를 총리로 승인했다.

가카리야는 9일 총리로 최종 임명된 뒤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장관들을 임명했다.

그는 지난 6월 하순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러 시위를 강경 진압한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전임 바흐타제 총리는 반러 시위 강경 진압 이후 집권 여당의 인기가 추락하는 가운데 자진 사임했다.

지난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조지아는 친러와 반러로 국론이 분열된 상태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 하원의원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조지아 의회 의장석을 차지하고 러시아어로 연설하는 모습에 조지아인의 반러 감정이 폭발했다.

반러 성향의 야권 지지자 수천 명이 트빌리시의 의사당 앞에서 반러·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정부는 무장 경찰을 동원해 강경 진압 했다.

옛 소련 조지아 신임 총리에 친러파 前 내무장관 임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