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로 '유종의 미' 거뒀지만 우승 못해서 죄송하다"
이성열 감독 "MVP는 김지찬, 프로 선수들이 배워야할 수준"
이성열(유신고) 한국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3위로 마친 뒤 팀 내 최우수선수(MVP)로 김지찬(MVP)을 꼽았다.

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대회 3위 결정전에서 9회 초에 터진 이주형(경남고)의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에 힘입어 호주를 6-5로 꺾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 이후 11년 만의 세계 제패를 노렸던 한국은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따내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 감독은 "마지막에 이주형이 정말 중요한 홈런을 쳐줬다"며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주장 박시원이 중간에 투입돼서 (9회 초 1사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것이 역전승의 시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오늘 아침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이런 당부를 했다.

메달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지금까지 한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꼭 이기자고 했다"며 "모두 열심히 해준 덕분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고 미소지었다.

이 감독은 하지만 우승을 놓친 아쉬운 만큼은 쉽게 털어내지 못했다.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 캐나다 선더베이 대회에서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이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간절하게 우승을 원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하다"며 결승행 티켓이 걸렸던 전날 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8로 역전패한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응원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승을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성열 감독 "MVP는 김지찬, 프로 선수들이 배워야할 수준"
이 감독은 이번 대회 대표팀 MVP로 주저 없이 김지찬을 꼽았다.

이 감독은 "(김)지찬이는 중학교 때부터 6년간 지켜봤는데 너무 잘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야구의 절반을 지찬이 혼자 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극찬했다.

그는 "더는 내가 평가할 수 없는 선수"라며 "치고, 달리고 모든 것을 다 혼자 해내는 선수다.

앞으로 프로에 가서도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감독은 "지찬이는 야구 센스가 타고났다.

야구에 대한 센스만큼은 프로 선수들도 보고 배워야 할 정도"라며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파워를 키우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격려를 전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작은 가방 하나 들고 어디로 훌쩍 떠나서 쉬고 싶다"며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이번 대회를 마친 고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