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정상 간 기자회견서 "英의 브렉시트 결정 지지" 강조
현지 칼럼니스트 "고대하던 손님이 새 카펫에 침 뱉은 격" 혹평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아일랜드를 공식 방문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영국 편향적인 발언으로 아일랜드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과거 북아일랜드 문제를 두고 영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일랜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력히 지지하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칭찬하는 듯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아일랜드 언론, 美부통령의 영국 편향에 '부글부글'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 3일 펜스 부통령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펜스 부통령은 EU에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미국은 EU를 떠나기로 한 영국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칼럼니스트인 미리암 로드는 아일랜드의 일간지 아이리시 타임스 기고를 통해 펜스 부통령이 아일랜드에 영국의 주권을 보호하라고 촉구한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로드는 "펜스 부통령이 발언할 때 아일랜드인들의 눈에서는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와 존슨 총리의 팬"이라고 지적했다.

외가 쪽 고향이 아일랜드 서부 해안도시 둔버그로 알려진 펜스 부통령이 영국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아일랜드 언론들은 배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로드는 펜스 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영광스럽다'는 등의 관례적인 이야기는 했지만, 그는 초청국에서 미국 정부의 정치적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고대하던 손님을 집에 초대해 극진히 대접하고 흡족해하고 있는데, 당신이 그를 위해 특별히 구입한 새 카펫에 손님이 침을 뱉어 놓은 것을 발견한 것과 비슷한 충격을 줬다"며 펜스 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을 혹평했다.

현지 신문인 '아이리시 센트럴' 역시 "펜스 부통령이 아일랜드를 배신했는가"라고 반문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아일랜드 언론, 美부통령의 영국 편향에 '부글부글'
일간 '아이리시 이그재미너'는 수위를 높여 펜스 부통령이 (아일랜드) 공화국을 욕보이려 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둔버그 골프 클럽을 숙소로 선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두고 NYT는 아일랜드 수도인 더블린에서 자동차로 약 290㎞이나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 클럽에 묵는 바람에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