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동해 CCTV서 범행 정황 확인 후 현장서 검거
"어르신이 계속 전화를 하고 있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남자가 계속 따라다니는 것이 보이스피싱 범죄 같습니다.

"
지난 4일 낮 12시 10분 경찰 112상황실로 이런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 한 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 60대 신고자는 노인을 따라다니는 수상한 남성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설명하고, 노인의 전화 통화 내용을 토대로 이들이 해운대 센텀시티역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이 자원봉사자의 '촉'은 정확했다.

급히 센텀시티역으로 출동한 경찰은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되는 장면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노인이 현금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지하철 보관함에 넣는 장면과 신고자가 말한 수상한 남성이 보관함 앞에서 서성이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즉시 이 남성 주변을 둘러쌌다.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추궁하자 결국 자백했고 보관함 안에서는 현금 1천500만원이 나왔다.

경찰은 이 남성이 A(25) 씨라고 밝혔다.

보관함에서 돈을 꺼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은 노인 B(72) 씨에게 우체국 직원과 경찰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어 "명의가 도용됐으니 돈을 인출해 지하철 보관함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B 씨가 이에 속아 돈을 인출해 처음에는 신고자가 있었던 지하철역으로 갔지만, 보관함 고장으로 다른 역사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출동해 돈을 날릴 뻔한 상황을 막았다.

경찰은 "적극적으로 신고해준 시민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