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매도액 전월비 76% 증가…매수액은 5% 감소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한동안 해외 주식에 눈을 돌리던 국내 투자자들의 기류도 바뀌는 모습이다.

특히 7월까지 자금이 몰리던 미국 주식마저도 8월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8월 중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도금액은 20억1천981만 달러(약 2조4천400억원)로 7월(11억4천698만 달러)보다 76.1%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달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18억6천831만 달러(약 2조2천600억원)로 7월(19억6천350만 달러)보다 4.8%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의 8월 미국주식 순매도액은 1억5천15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 3월(순매도액 1억4천407만 달러) 이후 5개월 만이다.

앞서 7월 미국주식 순매수액은 8억1천652만 달러로 전월(4억6천521만 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처럼 기류가 지난달 급반전한 것은 미국증시의 흐름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증시는 지난 7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7,000선을 뛰어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000선을 넘어섰으며 나스닥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이 8월 들어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양국이 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공으로 맞대응하자 이 여파로 한달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72% 내렸고 S&P 500 지수(-1.81%)와 나스닥(-2.60%)도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2.80%)와 비교해도 크게 낫다고는 할 수 없는 성적표다.

게다가 향후 무역협상 전망에 관해서도 희망적인 얘기가 좀처럼 나오지 않자 미국주식도 불확실성의 그림자에서 못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내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8월 말 현재 71억5천976만 달러로 한 달 전(73억8천933만 달러)보다 3.1% 줄었다.

미국 이외 다른 해외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 역시 대체로 사그라들고 있다.

홍콩주식의 경우 7월 4천666만달러 순매수에서 8월 4천741만달러 순매도로 방향이 바뀌었고 일본주식은 같은 기간 순매도액이 129만달러에서 199만 달러로 늘었다.

다만 중국주식은 8월 순매수액이 3천310만 달러로 전월의 3천293만달러보다 소폭이나마 늘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안전자산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