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의학논문을 써 본 적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기자회견문 발표를 통해 "응답 의사의 98.7%가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것에 대해 타당하지 않은 일이다라고 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설문조사는 2일부터 진행됐으며 4일 오전 8시 기준 2894명이 참여했다. 의학논문을 써본 적이 있는 의사들(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임상의학과 기초의학을 망라한 모든 전공과목의 의사들)이 뜨거운 참여율을 보인 것은 조 후보자 딸 논문 관련해 의사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의사들은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조국의 딸 조씨가 2주 인턴후 제1저자로 등재 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는 항목에 98.7%는 '전혀 타당하지 않은 일 이다', 0.6%는 '타당한 일이다', 0.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조씨의 대한병리학회 논문에 대해서 의학 전문가인 의학계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는 질문에 의사들 96%는 '해당 논문을 철회 시켜야한다'고 답했다. '논문이 유지돼야 한다'는 답은 2.5%에 불과했다.
"이번 사태는 편법을 이용한 부정입시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의사들 94%는 '부정입시다'라고 답했다. '부정입시가 아니다'라고 응답한 의사는 2.2%였다. 3.8%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씨의 부산대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은 취소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의사들 91%는 '취소되어야한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 '취소돼선 안된다'는 답변자는 2%였다. "영어 번역에 기여했기 때문에 제 1저자가 되었다"라는 조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설문 참여 의사 A씨는 "조씨 논문의 제3저자는 정모 씨였다. 미국 시민권자로 아침 의국 회의때 우리말에 능하지 못해서 힘들어 했다고 하고, 영어는 오히려 자유롭게 구사 했다고 한다"면서 " 해당 논문은 영어에 대한 지식만 있으면 쓸 수 있는 수준의 논문이 절대로 아니다. 생명공학에 대한 이해가 바탕에 있어야 할뿐 아니라 의학지식, 그중 에서도 소아청소년과학 중 신생아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충분히 있어야 이 논문의 제1저자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사 B씨는 논문의 난이도와 관련해 "저는 신생아실 주치의 경험이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라며 "이 논문의 결론 부분인 ‘주산기 저산소성허혈성뇌병증(HIE)’과 ‘신생아폐동맥고혈압 (PPHN)’ 환자들을 신생아실 주치의 시절에 봤다. 다른 전문의들로부터 ‘이 논문 내용이 도대체 뭐냐?’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신생아실 주치의 해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빼고는 의사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이 인턴 2주 만에 논문 1저자가 될 만 큼 기여했다고 하는건 명백한 거짓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의사 C씨는 "해당 논문은 3kg 밖에 안되는 신생아들 그것도 일부는 아픈 아이들 피를 뽑아서 작성된 것이다"라며 "아이들의 소중한 피가 아픈 아이들을 낫게 할 진리를 찾는데 쓰인 것이 아니라 어느 힘있고 돈많은 자의 자식의 대학입시를 위해 함부로 쓰였다는 데서 아픈 아이들을 고쳐주는 것을 평생의 낙으로 삼고 살아왔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의사 D씨는 부정입시라는 의사들의 시각에 대해 "실력없는 의사는 환자의 목숨을 앗아간다"면서 "의대 부정입시는 단순 부정입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범죄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의사 E씨는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되겠다는 것은 도둑이 도둑을 잡겠다고 떠드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면서 "조 후보자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오늘 당장 사퇴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관계자는 "이번 조 후보자 딸 논문 사태 관련해 개원의들은 물론 전공의, 군의관들까지 관심을 갖고 의견을 피력했다"면서 "이틀만에 3천명에 육박하는 참여자가 설문에 동참했다는 것은 이번 사태를 전문의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는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