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소방서, 중원산단 화재 당시 일촉즉발 위기 일화 소개
백승길 구조대장 "동료들이 받쳐준 덕…참사 막아 너무 다행"

충북 충주소방서가 지난달 30일 밤 중원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화재 사고 당시 119 구조대장의 용감한 활약상을 다시 한번 소개했다.

충주소방서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재 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이 위험물(석유류) 저장 탱크 밸브를 신속히 차단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충주소방서에 따르면 당시 발화 장소에서 옥내 탱크가 폭발해 주변 건물로까지 불이 확대됐다.

인근의 원통형 옥외 탱크(12개) 중 일부는 가지 배관이 터져 석유류가 누출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백승길(51) 119구조대장은 탱크 폭발 위험을 감지하고 담장을 넘거나 낮은 포복으로 복사열을 피하는 방법 등으로 이들 탱크에 접근해 총 6개의 메인 밸브를 무사히 잠갔다.

이 중 2개는 손잡이가 녹아 없어져 잠그는데 스패너를 사용해야 했다.

만약 메인 밸브를 잠그지 않았다면 총 30만ℓ의 석유류 등 위험물이 연쇄 폭발해 산업단지 전체로 화재가 확대되고, 인근 800m까지 폭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충주소방서 측의 판단이다.

이정구 충주소방서장은 "평소 철저한 교육 훈련으로 현장 대처능력을 길러온 화재진압 대원과 구조대원들의 적절한 대처로 큰 피해를 막아 대견스럽다"며 말했다.

1992년 임용된 백 119구조대장은 "소방본부 간부의 적절한 현장 지휘와 함께 대원들이 뒤에서 받쳐준 덕에 메인 밸브를 잠글 수 있었다"며 "대형참사를 막게 돼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접착제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폭발로 실종 1명·중상 1명·경상 7명의 인적 피해가 발생했다.

2개 업체의 10개 동이 전소·반소해 41억5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전수조사 결과 중원산단 안팎의 36개 업체가 건물·외벽 파손 등 피해를 봤고, 주택 유리창 파손, 농작물 파편 피해, 가축 유산 가능성 등 지역 주민 피해도 55건이나 접수돼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실종자 오모 씨 수색 작업을 엿새째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