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악연…올해부터 야외행사 영화의전당서 개최
'매번 태풍 때문에'…올해 부산영화제 비프빌리지 안 만든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 해운대 해수욕장에 들어서던 비프빌리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올해부터는 볼 수 없게 됐다.

영화제 기간에 맞춰 북상해 피해를 안기는 태풍 때문이다.

BIFF 사무국은 올해 제24회 영화제부터 비프빌리지를 만들지 않는다고 3일 밝혔다.

비프빌리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야외무대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붉은색 또는 햐얀색 빈 컨테이너로 만들어지는 3층 구조물은 가을의 짙은 바다색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멋진 풍경을 선사했다.

여기서 이뤄지는 야외무대 행사에는 늘 많은 관객이 몰렸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가는 길목에 위치해 배우나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는 관객들로 성황을 이뤘고, 영화제 전체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배우들도 이 무대에 서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정도로 인기 있는 팬 미팅 장소였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에 맞춰 북상하는 가을 태풍이 문제였다.

지난해 대회의 경우 개막식 당일인 오전부터 태풍 '콩레이'로 초비상이 걸렸다.

'매번 태풍 때문에'…올해 부산영화제 비프빌리지 안 만든다
결국 비프빌리지에서 계획된 20여개에 달하는 야외무대 행사와 핸드 프린팅 행사 등은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등으로 옮겨 지연돼 열리거나 일부는 취소됐다.

2016년 영화제의 경우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태풍 '차바'가 부산을 휩쓸면서 영화제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태풍 차바는 비프빌리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때도 핸드 프린팅 행사를 비롯해 감독과의 대화, 주요 배우 인터뷰 등 20여개 일정은 영화의전당 두레라움으로 옮겨 열렸다.

2013년에도 10월 늦게 찾은 태풍 '다나스'로 비프빌리지 야외행사가 취소되면서 영화제 전체 일정에 혼란을 안겼다.

'매번 태풍 때문에'…올해 부산영화제 비프빌리지 안 만든다
올해부터 비프빌리지를 만들지 않기로 한 것은 여기에서 열리는 행사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영화제 전체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대회가 가까워지면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이 태풍 내습과 비프빌리지 행사였다"며 "안정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올해부터 비프빌리지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다나 부산국제영화제 홍보팀장은 "올해부터 아름다운 비프빌리지를 볼 수 없어 아쉽다"며 "영화의전당에 비프빌리지를 대신할 수 있는 멋진 무대를 마련해 행사가 더욱 빛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달 3일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해 12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