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위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사법개혁을 단행하는 게 가능한가.
▲ 부귀영화를 꿈꾸고 고관대작 자리를 차지하려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민정수석, 학자로서 머리 싸매면서 생각하고 고민했던 소명이 있다. 문재인 정부 국정 제1과제 중 하나다.
법무부 장관 자리 가지고 돈을 더 벌겠나, 비례 의원이 되겠다고 다니겠나. 많은 분이 불신하더라도 한 단계 한 단계 한 걸음 한 걸음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마음으로 해보겠다.
-- 후보자 본인이 어떤 혐의를 받고 사법 절차가 진행돼도 거취 문제에 대한 의사 표명이 없는 것인가.
▲ 아주 개인적으로 다 그만두고 가족을 돌보고 싶다. 저희 딸 아이를 위로해주고 싶다. 어디 조용한 데 데리고 가서 쉬게 해주고 싶다. 배우자나 어머니도 수사를 받아야 하는데 변론을 검토해주고 의견도 써주고 싶다. 제 동생과 이혼하고 고통받고 있는 전 제수씨에 대해선 너무너무 미안하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보겠다. 힘에 부치면 조용히 물러나겠다. 지금 시점에서 거취 표명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 딸에게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장학금을 왜 받았는지 얘기하거나 질책한 적이 있는가. 부산대 의전원에서도 장학금을 받았는데 이 또한 후보자 모르게 받은 것인가.
▲ 신청 안 했지만, 동창회 차원에서 어떤 기준으로 선발했을 것이라고밖에 안 보인다.
부산대 장학금도 마찬가지로 설명했다. 돌아보면 제가 좀 더 예민하게 판단하고 주도면밀하게 확인해 애초에 받지 못하도록 해야 했던 것 같다. 그 시점에 있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액수였는데 미리 챙기고 확인해보지 못했는지 후회가 막심하다.
-- 흙수저 청년에 미안하다고 했는데 스스로 무슨 수저라고 생각하나.
▲ 저는 통상적 기준으로 금수저가 맞다. 세상에서 강남좌파라고 부르는 것도 맞다. 그런데 금수저면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하나. 강남에 살면 보수여야 하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금수저이고 강남에 살아도 우리 사회 제도를 좀 더 좋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공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 기계적 유물론자가 아니다. 강남에 살면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진보적 얘기를 하면 안 안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제가 금수저라 해도 제도를 좋게 바꾸고, 다음 세대에 어떤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그런 고민 했고 공부했다 해도 실제 흙수저 청년, 흙수저 사람들의 마음을, 그 고통을 제가 얼마나 알겠는가. 10분의 1도 모를 것이다. 그것이 제 한계다. 그런데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금수저라 해도, 강남좌파라 야유받아도 국가권력이 어떻게 바뀌는 게 좋겠다, 정치적 민주화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고 고민 해왔다. 그 점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지 않았다. 그것을 해보려고, 그 기회를 달라고 여기에 비난받으며 와있다.
-- 법무부 장관으로서 중요한 덕목 3가지가 무엇이라고 보나. 국정의 최고 기반은 국민의 신임인데 이 부분이 많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있다.
▲ 덕목 3가지를 딱 짚진 못하지만 현 시기에서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2가지를 말하고 싶다.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한 법질서 확립, 법 앞의 평등 문제다. 지위가 어떠하건 돈이 있건 없건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게 하는 것이 법무부 장관의 역할이다.
그런 역할이 끝나면 흙수저 출신, 동수저 출신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좋겠다. 그런 분이 다음 세대가 될지 모르지만, 흙수저 출신 장관이 저를 딛고 밟고 올라가서 더 좋은 정책을 하면 좋겠다. 지금 시점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비난, 야유, 공격을 받더라도 할 일을 하고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그러면 저보다 도덕성, 실력 등 모든 점이 훨씬 나은 분이 저를 밟고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더 좋아질 것이다.
-- 답변 중 단국대 인턴 프로그램은 학교 선생님이 주관했다고 했다. 단국대 장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후보자의 배우자가 자신의 아내에게 딸이 의대 인턴에 참여하고 싶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의 기억이 잘못됐다고 보는가.
▲ 장 교수가 어떤 언론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걸 실제로 만든 교수가 따로 있고, 거기 딸이 지원한 것이다. 제 처는 부인이건 장 교수건 연락한 적이 없다. 장 교수 기억에 착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향후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 사모펀드 관련, 애초에 왜 75억원 약정서에 서명하게 된 것인가.
▲ 투자자인 당신은 10억원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라고 해서 사인을 한 것이지 더도 덜도 아니다. 그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고 확인이 됐다.
그리고 가족 친지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제 처는 투자할 때 자기 것은 당연히 돈이 더 들어가지만, 여러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누가 얼마나 더 내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고 실제 알려주는 게 불법이었다고 확인된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 더 말씀드릴 순 없지만, 출자자가 누구인지 얼마인지 밝힐 수 없었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것이라는 것 정도만 말하겠다.
-- 법무부 장관에 특검 발동 권한이 있다. 발동할 생각이 있는가.
▲ 특검 발동을 국회에서도 할 수 있지만, 법무부 장관도 할 수 있다. 이번 사건 관련한 가족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임명된 뒤에 갑자기 특검 발동을 재가하게 된다면 엄청난 오해가 있을 것 같다. 바로 현재 진행되는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고 있는 그 수사를 중단시키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 현행법 위반은 없다고 셀프 검증으로 확인했던 것인가.
▲ 저에 대한 검증은 제가 하지 않았다. 청와대 안에서 어떤 사람이 다른 자리에 내정이 될 것 같다고 하면 그 사람은 보고를 받지 못한다. 저는 저에 대한 검증 내용을 보고받지 못하게 돼 있다.
-- 만약 6일에 임명된다면 국민 판단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 오늘 이 자리와 관련해서 여론이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가 없다. 임명 여부 역시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