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사협회장 "장영표 교수, 논문 자진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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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에게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린 문제가 된 논문을 자진철회하라고 권고했다. 장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인 조모씨(28)가 고등학생 때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교신저자(책임저자)다. 의사협회는 조 후보자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사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주장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 교수가 논문을 자진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고교생을 제1저자로 올리고, 저자의 소속기관을 허위로 기재하고, 기관윤리위원회(IRB) 승인 여부를 허위로 표시한 것은 잘못이라는 게 의료계 중론”이라고 했다.
의사협회는 당초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 교수에게 논문 철회를 권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회장이 의견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회견을 취소했다. 이날 의협이 재차 기자회견을 계획한 것은 조 후보자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도화선이 됐다. 조 후보자는 의사협회 기사회견이 무산된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게시했다. 최 회장은 “‘조씨 논문은 고교생이 2주 실험에 참여하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논문’, ‘대한병리학회지는 임펙트 팩터(IF)가 낮은 형평없는 학술지’라는 내용”이라며 “조 후보자가 이런 글을 SNS에 올린 것은 의학연구의 가치를 폄하하고 연구자를 모독해 명예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의사협회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사들의 전문의 자격 시스템에 의학 논문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의대를 졸업한 뒤 면허를 딴 의사는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일부과 3년)의 수련기간을 거친 뒤 전문의 시험을 본다. 이 때 자격조건 중 하나가 제1저자로 학술지에 등재된 논문이다. 전문의 3~4년차 의사들은 이 논문을 쓰기 위해 교수와 상의해 가설을 세우고 연구설계를 해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상당수 의사들이 조씨 논문을 통해 누군가는 기회를 박탈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번 사태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의학 논문과 병리학회지의 수준을 깎아내리는 일부 주장도 문제가 됐다. 최 회장은 “의학 논문을 통해 입증된 결과물로 수많은 중환자가 생명을 살렸다”며 “이런 결과물을 두고 고교생이 2주만에 쉽게 쓸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현장에서 노력하는 의사들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 교수가 논문을 자진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고교생을 제1저자로 올리고, 저자의 소속기관을 허위로 기재하고, 기관윤리위원회(IRB) 승인 여부를 허위로 표시한 것은 잘못이라는 게 의료계 중론”이라고 했다.
의사협회는 당초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 교수에게 논문 철회를 권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회장이 의견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회견을 취소했다. 이날 의협이 재차 기자회견을 계획한 것은 조 후보자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도화선이 됐다. 조 후보자는 의사협회 기사회견이 무산된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게시했다. 최 회장은 “‘조씨 논문은 고교생이 2주 실험에 참여하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논문’, ‘대한병리학회지는 임펙트 팩터(IF)가 낮은 형평없는 학술지’라는 내용”이라며 “조 후보자가 이런 글을 SNS에 올린 것은 의학연구의 가치를 폄하하고 연구자를 모독해 명예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의사협회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사들의 전문의 자격 시스템에 의학 논문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의대를 졸업한 뒤 면허를 딴 의사는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일부과 3년)의 수련기간을 거친 뒤 전문의 시험을 본다. 이 때 자격조건 중 하나가 제1저자로 학술지에 등재된 논문이다. 전문의 3~4년차 의사들은 이 논문을 쓰기 위해 교수와 상의해 가설을 세우고 연구설계를 해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상당수 의사들이 조씨 논문을 통해 누군가는 기회를 박탈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번 사태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의학 논문과 병리학회지의 수준을 깎아내리는 일부 주장도 문제가 됐다. 최 회장은 “의학 논문을 통해 입증된 결과물로 수많은 중환자가 생명을 살렸다”며 “이런 결과물을 두고 고교생이 2주만에 쉽게 쓸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현장에서 노력하는 의사들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