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내심 시험말라" vs 美 "답 듣는대로 협상"…수위 높아지는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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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재개 '먹구름'
北, 美 추가 제재 고삐 죄자
"기대 사라져…모든 조치 재검토"
이용호 北외무상 유엔총회 불참
北, 美 추가 제재 고삐 죄자
"기대 사라져…모든 조치 재검토"
이용호 北외무상 유엔총회 불참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추가 제재로 압박하자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난하는 담화를 통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0일 정제유 제품에 대한 북한과의 불법 해상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세 곳을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 3월 북한 사치품 밀수 등을 도운 중국 해운사 두 곳을 제재한 이후 올 들어 네 번째 대북제재다.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이 기존 고강도 대북제재의 고삐를 풀 생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미·북 협상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폼페이오 장관을 거칠게 비난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보내겠다고 유엔 측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간 미·북 고위급 회담도 무산된 셈이다.
미·북 사이에 흐르는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자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북 실무협상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기대됐던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뉴욕 채널을 통한 미·북 간 물밑접촉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 부상의 담화에 대해 “우리가 밝혀온 것처럼 우리는 북한의 협상 상대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례적인 불만 표출은 협상 재개에 앞서 시간을 벌면서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미·북 정상이 6월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만큼 고위급이 아니어도 실무협상 자체는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북한은 미·북 협상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폼페이오 장관을 거칠게 비난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보내겠다고 유엔 측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간 미·북 고위급 회담도 무산된 셈이다.
미·북 사이에 흐르는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자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북 실무협상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기대됐던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뉴욕 채널을 통한 미·북 간 물밑접촉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 부상의 담화에 대해 “우리가 밝혀온 것처럼 우리는 북한의 협상 상대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례적인 불만 표출은 협상 재개에 앞서 시간을 벌면서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미·북 정상이 6월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만큼 고위급이 아니어도 실무협상 자체는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