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예고한대로 1일부터 상대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양국간 무역갈등의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다만 미·중 양국은 협상의 여지는 남겨 놓고 있어 향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행정부는 미 동부시간 기준 1일 0시 1분(한국시간 1일 낮 1시1분)부터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총 1120억달러어치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현지 경제매체 CNBC 방송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 방송은 "수많은 식료품과 가정용품들이 곧바로 관세의 타깃이 된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의류, 신발, 필기구, 기저귀, 텔레비전, 골프채, 낚싯줄 등에 대해 일요일(1일)부터 15% 관세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또 약 156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은 오는 12월15일부터 관세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정보·기술(IT) 제품들이 대상이며, 특히 휴대전화와 랩톱의 교역 규모만 약 8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율도 오는 10월1일부터 30%로 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에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5% 또는 최대 30%의 '관세장벽'이 세워지게 된다.

중국도 동일한 시점에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750억달러어치의 상품에 대해 9월1일 낮 12시와 12월15일 낮 12시에 각각 10%와 5% 관세를 부과한다. 아울러 오는 12월15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와 부속품에 대해 각각 25%와 5%의 관세를 부과한다.

그러나 미·중 양국은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중 9월 협상 재개의 약속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다른 급의 협상이 오늘 잡혀 있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이 예정됐고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 9월에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추측한다. 그건 취소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역시 '항전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상무부 측은 "중국과 미국 경제무역대표팀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오는 9월 중국 대표팀이 미국에 가서 협상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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