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우라늄 농도 20%까지 상향할 듯
이란, 핵합의 이행축소 3단계 D-6…"유럽, 약속 제대로 지켜야"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3단계 조처를 엿새 앞두고 유럽에 핵합의를 약속대로 제대로 지키라고 촉구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31일(현지시간) "원유 수출과 은행 거래 재개가 핵합의 당사국에 대한 이란의 기본적인 요구다"라며 유럽 측이 핵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 측이 우리의 요구를 모두 충족할 때 비로소 핵합의를 모두 지키겠다"라며 "유럽은 미국에 가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내든지 최소한도의 원유 수입량에 해당하는 신용장을 개설하거나 수출보증 여신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지 1년이 되는 5월 8일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1단계 조처로 농축 우라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했다.

지난달 7일에는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을 농도 상한(3.67%) 이상으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4.5%까지 농축도를 올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0일 낸 보고서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241.6㎏으로 한도량을 약 39㎏ 초과했고 농도는 4.5%로 유지했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다.

앞서 이란은 다음 달 5일까지 유럽 측이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면 핵합의에 다시 복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핵합의를 더 이행하지 않는 3단계 조처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3단계 조처에는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핵합의 이전 수준인 20%까지 올리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핵합의에 서명한 유럽 국가들은 핵합의가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고 이란산 원유 수입 등 이란과 거래를 대부분 중단했다.

이들 유럽 국가들은 올해 1월 이란과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회사 인스텍스를 설립했으나 아직 거래 실적은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