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지 거주 직원 간담회도…내부서 '무리한 경쟁' 자성 목소리
현수막에 차 홍보깃발까지…대구 달성군 신청사 유치 과열 비난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뛰어든 달성군이 직원들을 상대로 무리한 홍보 활동을 펼쳐 내부에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구 달성군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문오 군수는 지난 28일 신청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달서·중·북구에 거주하는 군청 직원 440명을 상대로 간담회를 가졌다.

김 군수는 이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달성군에 반드시 신청사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달성군이 내세운 신청사 후보지를 답사하도록 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직원들에게 '소통의 시간'이란 명목으로 활동 느낌 등 사견을 내도록 했다.

북구에 사는 직원 A씨는 "휴대전화 컬러링도 달성군에 신청사를 유치해야 한다는 멘트로 바꾸고 운전자들에게 차 트렁크에 '신청사 달성군 유치' 깃발을 달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군은 앞서 6월 13일과 17일 수성구와 남구 거주 직원들과도 같은 성격의 간담회를 했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직원 B씨는 "차에 다는 깃발을 나눠주며 자발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은 했지만 사실상 달지 않으면 군수에게 반발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달성군에 산다는 직원 C씨는 "과장급들이 윗선에 잘 보이려고 열을 내고 있다"며 "서로 특이한 홍보안을 내놓으려고 직원들을 쪼아대는데 상식선에서 달성 화원에 신청사가 들어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달성군은 '타 구 거주 직원 간담회 개최' 보도자료까지 내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31일 군이 주최하는 2019 달성 핸즈 비어 페스티벌에도 각 읍·면 직원이 '신청사는 화원으로' 현수막을 내걸도록 했다.

달성군뿐만 아니라 달서구 등 신청사 유치에 뛰어든 대부분의 자치단체들도 선의의 경쟁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에게 현수막 동원을 강요하고 있다.

현수막에 차 홍보깃발까지…대구 달성군 신청사 유치 과열 비난
달성군 모 읍사무소 직원은 "매주 신청사 관련 행사에 동원돼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무엇이 진정으로 대구시와 시민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