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혁신학교 갑자기 폐교되는데 이유 설명해주는 사람 없어"
서울 송정중 폐교 반대 학부모들,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
서울 강서구 송정중학교 폐교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감사원에 교육청이 폐교를 결정하기까지 과정을 감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송정중 학부모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성향 교육단체가 참여한 '송정중 지키기 모임 공동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정중 통폐합 과정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송정중 인근에 마곡2중학교(가칭)을 신설하면서 송정중과 공진중, 염강초 등 기존 학교 3곳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2016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마곡2중 신설을 승인받을 때 송정중 폐교를 조건으로 제시했고, 중투위는 송정중에 더해 공진중과 염강초도 통폐합하라고 지시했다.

송정중 공대위는 "우수 혁신학교로 손꼽히는 학교가 갑자기 사라질 위기에 놓였는데 그 까닭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대표 혁신학교가 하루아침에 폐교대상이 되는 과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송정중 폐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옴에도 23일 관련 행정예고를 시작하는 등 송정중을 마곡2중에 통폐합하는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교육청은 행정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송정중 폐교를 전제로 교육부로부터 교부금과 인센티브를 받아 마곡2중을 거의 다 지은 상황이라 폐교 반대 의견을 반영할 적절한 방법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2중 예비학부모 일부가 예비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점도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마곡2중이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교육청이 송정중 학부모를 설득할 여지가 생기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송정중 폐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심지어 올해 초 폐교를 불과 1년 앞둔 송정중을 4년짜리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교육청의 엉성한 행정에 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