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문의수역에 24일 동안 조류경보…올해는 '0일'
금강환경청 "녹조 발생 가능성 아직 남아있어 수질 확인 중"
대청호서 기승부리던 녹조 올해는 주춤…"마른장마 영향"
매년 여름이면 대청호에서 기승을 부리던 녹조가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29일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 대청호 회남·추동·문의수역에서 주기적으로 시료를 채수해 분석한 결과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천개/㎖를 넘어선 곳이 없었다.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천개/㎖를 넘어서면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1만개/㎖ 이상이면 '경계'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문의수역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이달 5일과 19일에 1천개/㎖를 넘어섰지만, 2주 연속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대청호 문의수역에 24일, 회남수역에 16일, 추동수역에 10일 동안 각각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지만 올해는 단 하루도 발령되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여름이면 곳곳에서 초록색 물감을 푼 듯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녹조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올해 마른장마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장마 기간 대전·충남지역 강수량은 204.8㎜로, 평년(323.9㎜)의 63%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강수량(305.7㎜)과 비교해도 100㎜ 이상 적었다.

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내리면서 조류 발생 주원인인 영양염류 유입이 줄어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급감했다는 것이 금강환경청의 설명이다.

수온과 일사량 등 남조류가 번식하기 유리한 환경도 갖춰지지 않았다.

금강환경청은 관계기관과 비상대응팀을 꾸려 퇴비가 대청호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등 다양한 예방 활동을 펼친 것 역시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청호서 기승부리던 녹조 올해는 주춤…"마른장마 영향"
다만 조류경보가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어 안심하기에 이르다.

실제로 지난 19일 문의수역에서 채수한 시료에서 3천개/㎖가 넘는 유해 남조류 세포가 검출되기도 했다.

이번 주 측정에서도 1천개/㎖가 넘으면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내려진다.

금강환경청 관계자는 "집중 강우와 폭염 등 녹조현상이 생길 수 있는 기상 여건이 이어질 수 있다"며 "매년 9∼10월까지 조류경보가 이어지는 사례가 있어 수질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