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와
코스닥 기업 인수해 우회상장 노려
28일 유민봉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입수한 코링크PE의 내부 문서 ‘PEF 설립구도 운용계획 구도 제안’을 보면 현대·기아자동차 1차 벤더(공급업체)와 코스닥 상장사를 각각 1000억원과 200억원에 인수한 뒤 두 회사를 엮어 우회상장하겠다는 계획이 나온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이 문서는 코링크PE가 설립된 2016년 2월 작성됐다.
우회상장이란 자본시장에서 ‘뒷문상장’이라고도 불리는 편법적인 상장 방식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기 힘든 기업이 주로 이용한다. 저가에 인수한 비상장사의 실적을 개선시킨 뒤 기업가치가 낮은 상장사와 합병해 우회상장하면 투자자는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코링크PE는 2017년 8월 블루코어 펀드로 자금을 조달해 비상장사 웰스씨앤티를 인수했다. 같은해 11월에는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 펀드로 코스닥 상장사 에이원앤(현 더블유에프엠)을 인수했다. 계획과 달리 현대·기아차 1차 공급업체 인수가 여의치 않자 공공조달 시장에 곧장 뛰어들 수 있는 웰스씨앤티를 사들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남 전 한국당 국회의원 또한 더블유에프엠이 정관상 사업 목적에 웰스씨앤티의 사업 목적 56가지를 그대로 추가했다며 우회상장 사전 작업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내부 문서가 나오면서 조 후보자 일가족이 PEF 투자로 단순한 수익을 넘어 우회상장을 통한 가치 부풀리기를 기대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블루코어가 2017년 8월 웰스씨앤티를 인수한 뒤 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두 배가량 늘었다. 이 가치를 반영해 더블유에프엠과 합병하면 블루코어 주주들이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을 노리고 투자한 것이라면 건전한 사모펀드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블루코어가 웰스씨앤티에 투자할 때 액면가의 40배로 발행한 전환사채를 매입한 것부터가 가치 부풀리기 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더블유에프엠은 코링크PE가 4.6%, 코링크PE가 운용하는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 펀드가 7.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상훈 코링크PE 대표가 더블유에프엠 대표도 맡고 있다. 웰스씨앤티는 블루코어가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알려졌다. 더블유에프엠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 이사회는 (우회상장과 관련해) 어떤 업무 및 논의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