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즐거운 사진 찍기용' 소품으로 강제노역 중인 조선 청년의 인력거 대신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비영리시민단체인 'NPO 주민참여' 소속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빼앗긴 내 땅에서 강점한 왜의 관리를 위한 인력거가 관광자원이 됐다"며 "식민지 시절을 기리기보다는 이겨냄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으로 대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왜의 수탈기에 인력거는 하층 노동을 상징한다"며 "왜의 제국주의 첨병인 영사관 건물 앞에 인력거를 설치한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인천 중구청 앞에서 일본인 역사 교사를 우연히 만나 인력거 동상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식민지 시기가 떠올라서 그다지 즐겁지 않다.
현재 역사적 인식이 없는 일본인 학생들이라면 인력거에 올라서 사진을 찍을지도 모를 일이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인천시 중구는 지난 2014년 중구청 별관 청사 앞 인도에 인력거 동상과 일본 전통 장식물인 복고양이(마네키네코) 조형물 한 쌍을 설치했다.
개항장 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글쓴이는 "옛 일본 영사관 터에 있는 인천 중구청 앞에 설치된 인력거 설치물을 본 일본인 관광객과 오사카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아프게 지적한다"며 "식민지 수탈의 첨병인 영사관 자리 앞에 놓인 인력거 동상을 보고, 일본 젊은이들 즐겁게 사진 찍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점당한 식민지 청년이 생계를 위해 끌어야 했던 인력거를 대체해 '평화의 소녀상'이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며 "수탈의 기억과 강점당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서는 왜인이 몸을 기대던 인력거가 아니라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오전 10시 현재 이 청원 글에는 200여명이 동의했다.
구청 앞 인력거 동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인천시 중구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취임할 때부터 구청 앞에 인력거 동상이 있고 일본풍 거리에 고양이상이 있는 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 놓은 것을 단숨에 철거하는 것도 적절친 않은 것 같아 처리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