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교수, 저서로 '일본 뒤집기' 해법 알려줘

한일 관계가 격동에 휩싸였다.

일본의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해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제외 등 강도 높은 수출 제한 조치를 천명하면서다.

이 조치는 28일 시행에 들어갔다.

갈등과 대립의 원인은 대체 뭘까? 그리고 그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한일 관계에 정통한 호사카 유지 교수(63·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는 "일본의 적반하장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에 지지 않으려면 제대로 일본을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양국 관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출간된 그의 책은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2002년에 나왔던 '일본에게 절대 당하지 마라'의 개정판이다.

처음이 아닌 적반하장의 일본…제대로 대처하려면?
지난 30여년간 한일 관계를 연구해온 호사카 교수는 이번 저서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특성 차이를 비교 분석함은 물론, 일본이 '침략' 사상을 갖게 된 근원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면밀히 밝힌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그의 저서가 담고 있는 손자병법의 핵심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호사카 교수의 말처럼 일본의 막무가내식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단순한 경제 보복이 아닌 오랜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조지워싱턴대 그레그 브랜진스키 교수는 지난 11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반성하고 이웃 국가들과 화해하지 않는 것이 세계 경제 위협과 한일 갈등의 요인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은 남을 이기기 위해,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일정한 공식을 갖고 움직인다.

모든 일을 치밀히 계산하고 완벽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한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체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다.

침략적 민족주의의 뿌리가 된 사상은 1천300년 역사의 '황국(皇國) 사상'이라고 호사카 교수는 말한다.

그 사상이 종교화해 일본 전체를 지배하며 그들을 미치게 했다는 것.
그리고 이 침략 사상은 지난 700년 동안 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무사들의 병학(兵學)에서 나왔다.

병학은 적과 나를 나누고 '적을 이기라'고 가르친다.

일본인에게 병학서 중 최고의 지침서가 바로 손자병법이었다.

호사카 교수는 "지금도 한국을 45년 이전의 속국 정도로 생각하는지, 침략 사상으로 무장된 극우파 아베 정권이 혐한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급기야 강제징용자 판결에 대한 응답으로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갈등을 극복해 절실한 동반자 관계가 되지 않으면 두 나라 모두의 앞길은 절대 순탄치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인다.

동반자 관계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사카 교수는 "그것은 한국의 정당한 주권 행위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일본인이 가진 의식의 본질을 이해하라는 얘기다.

"일본인의 본질은 팽창주의인 데 반해 한국인은 평화주의를 기본 시책으로 삼는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일본이 선수를 치고 한국은 늑장 대응을 해왔는데,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에 책을 썼다.

과거를 알지 못하면 미래도 알 수 없다.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 올바른 미래란 오지 않는다.

"
195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호사카 교수는 1988년부터 한일 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에 거주해왔고, 체류 15년 만인 2003년에 한국으로 귀화했다.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그는 '독도, 1500년의 역사', '대한민국 독도',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등의 저서도 펴냈다.

북스코리아. 272쪽. 1만5천원.
처음이 아닌 적반하장의 일본…제대로 대처하려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