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주요 일간지들은 이 소식을 1면에 보도했으며 NHK와 교도통신 등은 자정을 막 넘겨 백색국가 제외 조치의 실행 사실을 알렸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조치로 한일 간 대립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신문은 "한 번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도 좋다.
한일 정상이 대화를 피하지 말고 회담을 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양국 정상이 과열된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국익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이미 한국에서 관광과 소비 면에서 '일본 이탈'이 확산하고 있으며, 일본의 제조업계는 복잡해진 수출 절차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할 처지에 직면해 있다"며 "민간의 경제활동에서는 양국 모두 서로에게 상처를 입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관광면에서 일본이 겪고 있는 '역풍'을 우려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福岡)시 하카타(博多)항과 부산을 연결하는 페리의 한국인 이용자는 이달 중순 오봉(한국의 추석) 연휴 열흘간 전년 대비 70% 줄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홋카이도(北海道) 오타루(小樽)시의 상점가에서는 한국인 방문자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삿포로시 중심가의 게 요리점에는 7월 이후 한국인 단체 예약이 사라졌고 한국인 1천600명이 10월 예약을 취소했다.
아사히는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1차 경제 보복조치의 대상 품목인 레지스트의 일본 제조사는 한국 인천 공장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2차 조치의 대상인 탄소섬유의 제조사는 거래량 감소가 예상되자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이 국내 산업을 강화하며 '탈(脫)일본화'에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문재인 정권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탈일본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에 대화를 요청하는 한편으로, (일본의) 반응이 없으면 단번에 구조 개혁을 진행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