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맞은 한·태]③ "'타일랜드 4.0'은 기회…게임체인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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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릿 태국투자청 부청장 "한국이 강한 디지털·로봇 등 태국에 시급"
"전기차, 韓 투자 희망…인근국 파급 효과로 신남방정책에도 부합" "'타일랜드 4.0' 하에서 태국 시장은 한국에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 "한국이 강한 디지털, 로봇·오토메이션, 전기차 등의 분야는 기존 태국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나릿 트엇사티라삭 태국 투자청(BOI) 부청장은 지난 22일 방콕 BOI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타일랜드 4.0' 시대 한국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통 산업 부문에서는 130년이 넘는 수교 역사에다 20배가량 많은 현지 진출 기업을 가진 일본의 벽을 극복하기가 어렵지만, 한국이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4차 산업 분야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태국 정부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차세대 자동차·스마트 전자·디지털·로봇·바이오 연료 및 화학 등 미래성장 12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타일랜드 4.0'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만큼,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차이나반도 중심에 위치한 태국에 투자하면 효과가 주변 국가까지 파급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에도 부합한다면서 한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태국 투자를 희망했다.
다음은 나릿 부청장과 일문일답.
-- 올 상반기 일본의 대태국 투자는 114건, 13억7천만 달러로 단연 1위다.
이에 비해 한국은 14건, 2천891만 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의 투자가 베트남에 편중된 게 아니냐는 불만이 있지 않나.
▲ BOI가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태국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을 끌어올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프라 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와 로지스틱스(물류), 두 가지는 동남아에서 태국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부품을 만들 업체들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동부경제회랑(EEC)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일본도 인프라스트럭처 수주에 적극적인 것 같다.
일본 측이 솜낏 짜뚜쓰리삐딱 경제 부총리를 만나 EWEC(동서경제회랑) 고속철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 태국 정부는 모든 국가를 동등하게 대한다.
한국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태국도 한국을 택할 것이다.
꼭 일본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 태국에 오래전부터 진출한 일본 기업의 벽이 높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도 인정한다.
그런데도 한국 기업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이다.
한국은 디지털이 최고 수준이다.
태국도 디지털화가 시급하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타일랜드 4.0' 하에서 우리 기업들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의 경우, 궁극적으로 방콕이나 EEC 쪽뿐만 아니라 태국 내 모든 도시를 그렇게 개발하려는 만큼, 한국과 협력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
두 번째는 전기차다.
태국에서는 새로운 사업이지만, 한국에서는 경험이 많다.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로봇과 오토메이션 분야다.
태국도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들어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 분야가 필요하다.
한국이 역시 강하다.
마지막은 교육이다.
태국 근로자들이 더 좋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한국에 유명한 대학교가 많은 만큼, 캠퍼스나 트레이닝 센터 등을 태국에 세우는 방안 등을 논의해 보고 싶다.
네 분야의 경우, 태국에만 투자한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 태국에 들어오면 인도차이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인근 국가까지 투자 여파가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New Southern Policy)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 이 분야들이 태국 시장의 기존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 될 수 있다.
디지털 분야나 디지털 솔루션, 스마트 시티 등 신산업들을 한국은 잘 안다.
한국 업체들이 들어와 함께 개발하길 바란다.
-- '타일랜드 4.0' 하에서는 한국도 예전보다는 많은 기회를 갖고 있다는 것인가.
▲ 그렇다.
맞는 말이다.
-- 솜낏 부총리가 지난해 "태국을 앞으로 미래차 발전 거점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직전에도 언급했지만, 한국은 전기차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절대적 열세'를 딛고 태국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까.
▲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일본이 먼저 들어와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 중이다.
한국은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래차는 전기차인데, 이 부분은 아직 기업 투자가 본격적이지 않다.
같은 출발선에서 모두 시작하는 거다.
한국도 그래서 가능성이 있는 거다.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도 태국에는 공장이 없다.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바라고 있다.
-- LG화학과 삼성 SDI가 태국에 투자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던데, 구체적인 얘기가 오간 게 있는가.
▲ LG화학이나 삼성SDI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글로벌 리더지만 아쉽게도 아직 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태국 방문 시 경제사절단에 LG화학이나 삼성SDI가 포함된다면 투자를 요청할 생각이 있나) 그렇다.
그렇지만 이 두 업체가 아닌 다른 한국 배터리 업체라도 태국으로 끌어들이고 싶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중심인 만큼, 꼭 있어야 한다.
-- 태국 투자를 생각하는 한국 기업들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 BOI를 친구처럼 생각해달라. 우리는 투자하기 전은 물론 투자 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태세가 돼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韓 투자 희망…인근국 파급 효과로 신남방정책에도 부합" "'타일랜드 4.0' 하에서 태국 시장은 한국에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 "한국이 강한 디지털, 로봇·오토메이션, 전기차 등의 분야는 기존 태국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나릿 트엇사티라삭 태국 투자청(BOI) 부청장은 지난 22일 방콕 BOI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타일랜드 4.0' 시대 한국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통 산업 부문에서는 130년이 넘는 수교 역사에다 20배가량 많은 현지 진출 기업을 가진 일본의 벽을 극복하기가 어렵지만, 한국이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4차 산업 분야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태국 정부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차세대 자동차·스마트 전자·디지털·로봇·바이오 연료 및 화학 등 미래성장 12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타일랜드 4.0'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만큼,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차이나반도 중심에 위치한 태국에 투자하면 효과가 주변 국가까지 파급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에도 부합한다면서 한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태국 투자를 희망했다.
다음은 나릿 부청장과 일문일답.
-- 올 상반기 일본의 대태국 투자는 114건, 13억7천만 달러로 단연 1위다.
이에 비해 한국은 14건, 2천891만 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의 투자가 베트남에 편중된 게 아니냐는 불만이 있지 않나.
▲ BOI가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태국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을 끌어올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프라 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와 로지스틱스(물류), 두 가지는 동남아에서 태국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부품을 만들 업체들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동부경제회랑(EEC)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일본도 인프라스트럭처 수주에 적극적인 것 같다.
일본 측이 솜낏 짜뚜쓰리삐딱 경제 부총리를 만나 EWEC(동서경제회랑) 고속철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 태국 정부는 모든 국가를 동등하게 대한다.
한국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태국도 한국을 택할 것이다.
꼭 일본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 태국에 오래전부터 진출한 일본 기업의 벽이 높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도 인정한다.
그런데도 한국 기업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이다.
한국은 디지털이 최고 수준이다.
태국도 디지털화가 시급하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타일랜드 4.0' 하에서 우리 기업들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의 경우, 궁극적으로 방콕이나 EEC 쪽뿐만 아니라 태국 내 모든 도시를 그렇게 개발하려는 만큼, 한국과 협력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
두 번째는 전기차다.
태국에서는 새로운 사업이지만, 한국에서는 경험이 많다.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로봇과 오토메이션 분야다.
태국도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들어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 분야가 필요하다.
한국이 역시 강하다.
마지막은 교육이다.
태국 근로자들이 더 좋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한국에 유명한 대학교가 많은 만큼, 캠퍼스나 트레이닝 센터 등을 태국에 세우는 방안 등을 논의해 보고 싶다.
네 분야의 경우, 태국에만 투자한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 태국에 들어오면 인도차이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인근 국가까지 투자 여파가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New Southern Policy)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 이 분야들이 태국 시장의 기존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 될 수 있다.
디지털 분야나 디지털 솔루션, 스마트 시티 등 신산업들을 한국은 잘 안다.
한국 업체들이 들어와 함께 개발하길 바란다.
-- '타일랜드 4.0' 하에서는 한국도 예전보다는 많은 기회를 갖고 있다는 것인가.
▲ 그렇다.
맞는 말이다.
-- 솜낏 부총리가 지난해 "태국을 앞으로 미래차 발전 거점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직전에도 언급했지만, 한국은 전기차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절대적 열세'를 딛고 태국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까.
▲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일본이 먼저 들어와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 중이다.
한국은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래차는 전기차인데, 이 부분은 아직 기업 투자가 본격적이지 않다.
같은 출발선에서 모두 시작하는 거다.
한국도 그래서 가능성이 있는 거다.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도 태국에는 공장이 없다.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바라고 있다.
-- LG화학과 삼성 SDI가 태국에 투자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던데, 구체적인 얘기가 오간 게 있는가.
▲ LG화학이나 삼성SDI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글로벌 리더지만 아쉽게도 아직 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태국 방문 시 경제사절단에 LG화학이나 삼성SDI가 포함된다면 투자를 요청할 생각이 있나) 그렇다.
그렇지만 이 두 업체가 아닌 다른 한국 배터리 업체라도 태국으로 끌어들이고 싶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중심인 만큼, 꼭 있어야 한다.
-- 태국 투자를 생각하는 한국 기업들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 BOI를 친구처럼 생각해달라. 우리는 투자하기 전은 물론 투자 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태세가 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