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물 확보 못 하고, 편의시설 없어…"졸속·예산 낭비" 지적

전남 광양시가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봉강면 저수지일대에 조성한 백운제 농어촌테마파크가 준공된 지 1년이 넘도록 문도 열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113억 들인 광양 백운제 농어촌테마파크 문도 못 열고 '방치'
26일 광양시에 따르면 시는 2011년 농림부의 농촌테마공원 사업 대상지로 확정된 이후 2014년 7월부터 국비 50억원 등 113억원을 들여 백운제 농어촌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농어촌테마파크에는 3만3천㎡의 규모의 오토캠핑장과 4만7천㎡ 크기의 물체험장(수영장)이 들어섰다.

광양시는 지난해 7월 수영장과 오토캠핑장을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문을 열지 못했다.

테마파크에 진입하는 도로의 굴곡이 심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제기돼 보강공사를 시작한 데다 수영장을 채울 물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지난해 6월 개장에 앞서 시범운영을 위해 수영장에 물을 채우다 테마파크 인근에 있는 마을에 물이 끊기자 곧바로 중단했다.

수돗물로 수영장을 채우겠다면서 실상은 상수도관 크기나 주변 상황을 미리 챙기지 못해 부실하게 시공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광양시는 뒤늦게 대형관정을 파서 물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수영장 수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토캠핌장 역시 준공 이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 잡초만 자란 채 방치되고 있다.

광양시는 6천만원을 들여 대형관정을 파는 한편, 휴게시설과 안전시설을 보강해 내년에 개장할 계획이다.

광양시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의회를 중심으로 예산 낭비와 부실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성호 광양시의회 의원은 "놀이 시설을 만들 때는 수원을 어디서 확보할 것인지, 준공 이후에 이용률 등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졸속으로 공사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의회 차원에서 잘못된 점이 있는지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그늘막이나 안전 펜스, 휴게시설 등 부족한 편의시설을 보완해 내년 여름에는 반드시 문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