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26일까지 청문일자 확정해야"…나경원 "대국민감성극 펼쳐보겠다는 것"
청문회 시기에 이어 방식도 대립…조국 전면전에 일정 합의 난망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민청문회'를, 자유한국당은 '3일간 인사청문회' 개최 방안을 각각 제시하며 서로를 압박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 시한인 이달 30일까지 국회 청문회가 진행되려면 늦어도 26일까지는 일자를 확정해야 한다"면서 이때까지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안 되면 27일 '국민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국회 청문회가 아닌 국민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한국당에 최후통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짜인 각본대로 하는 '대국민 감성극'이나 펼쳐보겠다는 것"이라면서 "'가짜 청문회'로 '가짜 장관'을 만들겠다는 여권의 발상이 경이로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는 원칙적으로 3일 이내의 기간에 하게 돼 있다"면서 "법에 따라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3일간 열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법적 규정을 들어 한국당에 청문회 합의 시한을 압박하자 관련 법적 규정을 활용해 '3일간 청문회'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그동안 청문회를 진행했던 관행과 방식이 있다"면서 "장관은 하루, 총리는 이틀 했는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이 틀에서 정리되는 것이 맞다.

후보자는 '법무총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관례상 국무위원의 경우 하루, 국무총리는 이틀 해왔던 것"이라면서 "여당이 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면, '청문회 보채기'에 진실성이 있다면 이 제안을 받아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청문회 개최 시기를 각각 "이달 30일 이전", "내달 초"로 맞선 데 이어 청문회 개최 방식을 놓고도 큰 입장차를 보이면서 청문회 일정 합의가 더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회 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여권에도 부담인 데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조 후보자를 상대로 직접 의혹 공세를 할 수 있는 청문회 기회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극적으로 일정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與 "안되면 27일 조국 국민청문회"…한국 "3일간 국회청문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