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최근 홍콩 사태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는 중국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몬트리올 외교협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캐나다에 관계 손상을 경고한 중국을 겨냥,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캐나다 통신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은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홍콩 시위 사태를 우려하는 캐나다에 "늦기 전에 잘못을 중단하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고 통신은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연설에서 정부가 홍콩 시위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중국에 체포돼 구금 중인 캐나다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부단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홍콩에 거주하는 캐나다 국민이 30여만 명에 이른다고 상기했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국제 질서의 위상을 위해 갈수록 강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캐나다 국민과 캐나다의 이익을 수호할 것인 만큼 실수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대화를 통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캐나다는 평화적 집회의 권리를 포함한 기본적 자유를 중단 없이 옹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사태를 고조시키지 않겠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전날 외교부 브리핑에서 "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 이후 심각한 난관에 부딪혀 있다"며 "캐나다는 실수를 깊이 성찰, 올바른 입장을 취하고 홍콩 관련 이슈에 대해 말과 행동에서 분별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양국 관계에 더 심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말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와 공동 성명을 내고 홍콩 시위에 심각한 폭력 사태가 늘고 있다며 중국 측의 자제를 촉구했고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대응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부에 홍콩 문제 개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멍 부회장 체포 직후 캐나다인 2명을 체포, 구금한 중국 당국의 보복성 대응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또 캐놀라와 돼지·소고기 등 캐나다의 대중 농산물 수출을 차단하는 무역 보복 조치도 취했다.

캐나다 총리, "관계 손상" 위협한 중국에 "물러서지 않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