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보도…"위치 바뀌었지만 닻은 여전히 내린 상태"
지브롤터 행정부 방면 결정에도 대법원 판단 아직 남아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 호, 아직 지브롤터 머물러"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방면키로 결정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 호가 여전히 지브롤터 해상에 닻을 내린 채 머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그레이스 1' 호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등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닻을 내린 채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레이스 1' 호가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레이스 1' 호를 풀어주기로 결정한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이날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레이스 1' 호는 준비되는 대로 떠날 수 있다.

오늘일 수도, 내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방면 결정과는 별개로 미국의 '그레이스 1' 호 억류 요청에 대한 지브롤터 대법원의 결정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전날 '그레이스 1' 호가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돼 있다며 계속 억류해달라는 내용의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지브롤터 대법원은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카도 행정수반은 전날 이란 정부로부터 '그레이스 1' 호에 실린 원유를 시리아에 수송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문서 확약을 받은 만큼, 더 이상 억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당국은 지난달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 남쪽 4㎞ 해상에서 전장 330m 크기의 초대형 유조선 '그레이스 1' 호를 억류했다.

'그레이스 1' 호는 유럽연합(EU)의 대 시리아 제재를 어기고 21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뒤 시리아로 향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란 정부는 '그레이스 1' 호가 불법으로 억류됐다며 영국 정부에 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아울러 이란 혁명수비대가 '그레이스 1' 호 억류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달 19일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억류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