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존·번영 주제 33개국 85편 상영…"내년에는 북한 원산에서 열렸으면"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강원 평창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했다.

사단법인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16일 오후 7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문성근 평창 남북영화제 이사장과 방은진 집행위원장, 서호 통일부 차관, 최문순 강원지사, 한왕기 평창군수, 김한근 강릉시장, 국내외 영화 제작자·배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개최했다.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20일까지 평창·강릉서 열러
서호 차관은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한반도 평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라면서 "분단의 아픔이 이 영화제를 통해 치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문순 지사는 "강원도는 남북으로 갈라는 유일한 곳"이라며 "내년에는 북한 원산에서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개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성근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지구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분단국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를 성취해 내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20일까지 평창·강릉서 열러
개막식에 이어 개막작으로는 북한 림창범 감독의 1992년 작품인 '새'가 스크린에 올랐다.

일본이 제작비 1억원을 투자하고 북한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로 조류학자 원홍구, 원병오 박사 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6·25전쟁 때 헤어져 남과 북에서 조류학자로 활동하던 부자가 조류 연구를 위해 날려 보낸 새로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으로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폐막식이 열렸던 곳에서 개막한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주제는 '평화·공존·번영'이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부분 경쟁 국제영화제이며, 슬로건으로는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를 내세웠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편 51편, 단편 34편 등 33개국 8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영화를 비롯해 난민, 인권, 전쟁 등 세계적 이슈를 담은 신작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국 영화 100주년과 궤를 같이하는 분단 장르 영화의 걸작들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경쟁 부문 19편은 평화라는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 작품들이다.

통일부 지원작인 '판문점 에어컨'은 코미디 장르 안에서 남북의 대치 상황을 해프닝 중심으로 풀어나갔으며,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은 '은서', '대리시험' 등이 상영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젠더 부분을 다룬 다큐멘터리 '핑크페미'를 비롯해 갑을 관계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지적하는 장편 '사회생활', 아이들과 10대들의 힘든 삶을 다룬 장편 '앵커' 등이 있다.

스펙트럼 부문에서는 전쟁, 이민, 인종, 차별 등 갈수록 첨예해지는 사회적 이슈에 관해 주목할 만한 최신작들을 망라했다.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20일까지 평창·강릉서 열러
평양시네마 부분에서는 평창 남북영화제만의 고유한 섹션으로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담당한다.

1985년 작 북한 영화 '봄날의 눈석이'는 2003년 부산국제영화에 북한 영화특별전 상영 당시 일반 관객들은 제외한 게스트들만 관람할 수 있는 제한 상영 판정을 받은 작품이 선보인다.

유일한 남북합작 장편 애니메이션인 2005년 작 '왕후 심청', 북한 장성급 관료들 인터뷰와 북한의 아카이브 자료들, 고 이희호 여사 등 남한 중요 인사들의 인터뷰를 담아 남북한의 역사를 돌아보는 '한반도, 백 년의 전쟁' 등이 상영된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오는 20일까지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