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29)가 쿠바를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한 지 7년 만에 미국 국민이 됐다.

15일(한국시간) MLB닷컴, ESP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푸이그는 트위터 계정에 미국 국적(시민권) 취득 사실을 알린 뒤 성조기를 든 사진과 함께 '미국 국민이 될 위대한 기회를 준 신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마추어 야구 강국 쿠바 출신인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자 2012년 조국을 탈출했다.

미국 금수 조처에 따른 미국과 쿠바의 정치적 긴장 관계 탓에 당시 쿠바 야구 천재들은 메이저리그로 직행하지 못하고 제3국 망명을 거쳐 미국에 입성했다.

목숨을 걸고 4번의 시도 끝에 미국에 발을 내디딘 푸이그의 망명 과정은 훗날 큰 주목을 받았다.

푸이그는 마약 밀반입에 사용되는 보트를 타고 멕시코에 상륙해 미국 진출을 도모했다.

그는 2012년 6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7년간 4천200만달러에 계약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돈방석에 앉았다고 다 끝난 건 아니었다.

탈출 과정에서 신세를 진 멕시코 밀수 조직인 로스 세타스의 협박에 연봉 일부를 상납하고 급기야 살해위협을 받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말기 미국과 쿠바는 국교를 정상화했고, MLB 사무국과 쿠바야구협회는 2018년 12월,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으로 안전하게 쿠바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역사적인 협약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올해 4월, 이 협약이 무효라며 야구 외교를 바탕으로 한 미국과 쿠바와 화해 조처에 제동을 걸었다.

푸이그는 강한 어깨와 파워를 겸비해 메이저리그 입성과 함께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수비와 주루 때 역동적인 그의 몸짓은 색다른 볼거리를 줬다.

다저스에선 류현진(32), 후안 우리베 등과 자주 익살스러운 행동을 선사해 한국 팬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지난해 말 다저스를 떠나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했고 올해 7월 다시 클리블랜드로 터전을 옮겼다.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7, 홈런 131개, 타점 398개를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