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토스카나 지역 고래 떼죽음 원인은 홍역 바이러스"
올해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 해안에서 발생한 고래의 떼죽음 현상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나 나왔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시에나대학 연구팀 등이 최근 고래 사체를 부검한 결과 급성 유행성 전염병인 홍역 바이러스(CeMV)의 존재를 확인했다.

CeMv는 사람에게 생기는 홍역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고래류 사이에서만 전염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현재로선 고래류 간에 전파되는 홍역 바이러스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바이러스에서 파생되는 다른 문제에 대응할 방법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살충제에 쓰이는 PCB·DDT 등과 같은 유해 물질이 바이러스 확산 또는 발병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육지에서 해양으로 스며든 이러한 살충제 성분이 돌고래의 면역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가 조속히 유기성 오염 물질(POPs)의 생산·사용·수출입 등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스톡홀름 협약'(2001년 채택)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스톡홀름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올해 들어 토스카나 해안에선 40여 마리의 고래·돌고래가 죽은 채로 발견돼 관련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최근 한 두 달 사이 여러 마리의 고래류 사체가 연쇄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라 사인을 두고 의문이 증폭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