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법원 "고스란히 학생들 피해…반성은커녕 뻔뻔한 자세 일관"
3억원 추징 명령…공모한 직원·교수도 집행유예
'횡령비리' 웅지세무대 설립자 법정구속…총장 집행유예
교비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교수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경기 파주 웅지세무대의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합의1부(전국진 부장판사)는 특경법상 횡령 및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학교 송모(53) 전 이사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3억원의 추징을 명령했다고 14일 밝혔다.

송 전 이사장은 교비 100억원 이상을 횡령한 사건으로 2015년 5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선고가 확정돼 현재 집행유예 기간이며, 지난 13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이 종료된 뒤 바로 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송 전 이사장의 부인인 박모(51) 총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또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총장의 친동생이자 이 대학 직원인 박모(48)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57) 교수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박 총장, 직원 박씨, 이 교수에게 각각 200시간, 80시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송 전 이사장 부부는 2016∼2017년 학교에서 제작한 동영상 강의를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에 되팔고, 계약직 직원을 거짓 등록하는 등의 수법으로 교비 16억8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들 부부는 직원 박씨와 공모해 2016년 6월부터 2017년 8월까지 겸임교수 채용 대가로 19명으로부터 차용금 형식으로 총 5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로도 기소됐다.

송 전 이사장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학교 건물을 담보로 액면금 합계 30억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유통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이 교수로부터는 총장으로 임명해주겠다며 차용금 형식으로 3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 교수는 실제로 총장에 임명된 뒤 약 6개월간 송 전 이사장과 함께 교비 3억8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죄 피해가 고스란히 선량한 재학생들에게 돌아가는데도 송 전 이사장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억울하게 처벌받는다'며 반성은커녕 뻔뻔한 자세로 시종일관해왔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고, 죄책 또한 가볍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또 "심지어 자신이 굴지의 명문사립대학을 졸업하고서도 그곳에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새로운 개념의 사립대학을 만든 것이라고 강변하는 등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조차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배임수재로 취득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돌려준 점, 횡령과 금품수수 범행은 대학 설립 과정에서 무리하게 부담한 채무를 갚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서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없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박 총장이 조교수 등 근로자 13명의 연장근로수당 약 5천7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탄력적 포괄임금제의 정당성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횡령비리' 웅지세무대 설립자 법정구속…총장 집행유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