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자수견본집·잘 표현된 불행

▲ 한때 구름이었다 = '벌레의 통로는 부드러웠다/ 몸뚱이가 스쳐 간 곳은 모두 상처였으나/ 아프지 않았다/ 그 누구의 방이든 제 몸 집어넣는 것이 나오기보다 어렵다는 걸,/ 뱃가죽 몇 번 찢기고서야 알았다//'(시 '부드러운 통로' 일부)
시인, 카피라이터, 번역가, 에세이스트, 뮤지션, 1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예술 창작 활동을 벌이는 방수진의 첫 번째 시집이다.

좌절과 불안, 마음의 상처를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터뜨려 내는 노래들을 시집에 가득 담았다.

삶의 아픔과 현실의 차가움을 말하지만, 비관적이기보다는 담담하다.

힘들면 쉬어가고 슬플 땐 울면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문학수첩. 144쪽. 8천원.
[신간] 한때 구름이었다
▲ 1945 = '폭력의 시대' 일제 강점기를 지배한 절망과 혼돈의 감정을 실어낸 희곡 2편이 담겼다.

극단 미추 대표작가였던 배삼식의 희곡집이다.

1945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표제작 '1945'는 해방 직후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귀향 열차를 타려고 머물던 전재민 구제소가 배경이다.

위안소를 탈출한 여성을 비롯한 여러 인간 군상이 당시 시대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 작품 '적로'는 해방이 얼마 남지 않은 1941년 경성을 무대로 한다.

잿빛 미래 속에서 예술에 모든 것을 걸고 불태울 수밖에 없던 조선인 기생과 궁중 악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민음사. 232쪽. 1만3천원.
[신간] 한때 구름이었다
▲ 자수견본집 = 우리나라 대표 시인의 작품을 한영 대역해 보급하는 'K-포엣' 시리즈 여덟번째 작가로 김정환이 소개된다.

신작 시 20편을 실었고, 김정환 시인 자신이 직접 영어로 옮겼다.

우리를 둘러싼 사물을 무정형 언어로 노래한다.

시력(詩歷) 40년을 입증하듯 죽음과 미완, 존재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김정환은 1980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해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유년의 시놉시스', '소리 책력' 등 많은 시집을 남겼다.

백석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아시아. 192쪽. 8천500원.
[신간] 한때 구름이었다
▲ 잘 표현된 불행 = 고인이 된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두 번째 비평집이자 대산문학상 수상작이다.

절판됐지만 작가 타계 1주기에 맞춰 복간했다.

첫 비평집 이후 10년간 발표한 글 중 시와 관련된 평문만 모았다.

한국 현대시에 관한 예술적 고찰과 시를 어떻게 읽어낼지에 대한 문학적 고민이 담겼다.

난다.

932쪽. 2만9천원.
[신간] 한때 구름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