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라이트 허수봉의 등장 반갑다"…허수봉 "더 좋아져야죠"
한국 남자배구는 박철우(34·삼성화재)의 건재를 확인하며 허수봉(21·국군체육부대)의 국제 경쟁력까지 발견했다.

3패로 끝났지만, 2020 도쿄올림픽 세계 예선 B조 경기에서 신구 라이트의 기량을 확인한 건 큰 수확이었다.

박철우는 네덜란드에서 세계 예선을 치르고 돌아온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허수봉이 정말 잘했다.

한국 남자 배구에 토종 라이트가 부족하다.

허수봉의 활약을 지켜보며 정말 기분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철우는 9일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라이트로 출전해 한국 선수 중 최다인 21점을 올렸다.

한국은 네덜란드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지만, 박철우 덕에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12일 벨기에전에서는 허수봉이 라이트로 선발 출전했다.

박철우는 체력 문제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허수봉은 선배의 응원 속에 20득점했다.

박철우는 "네덜란드전이 정말 아쉬웠다.

의욕과 다르게 체력이 떨어져서 역전패를 당했다"며 "2차전 미국과의 경기가 끝나고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다.

벨기에전은 허수봉을 응원하면서 봤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나와 문성민(33·현대캐피탈)이 '마지막 토종 라이트 세대'라고 불렸다.

허수봉과 임동혁(대한항공) 등 젊은 선수가 라이트 자원으로 성장하는 게 보기 좋다"며 "아무래도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주로 라이트를 맡으니, 아마추어에서도 키 큰 선수들이 센터를 맡는 경우가 많다.

한국 남자배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젊은 라이트 자원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철우 "라이트 허수봉의 등장 반갑다"…허수봉 "더 좋아져야죠"
박철우는 라이트 포지션에 유리한 왼손잡이다.

그는 199㎝의 신장을 활용해 V리그를 대표하는 라이트로 자리매김했다.

박철우는 V리그에서 유일하게 개인 통산 5천 득점(5천237점)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박철우는 '토종 라이트 후계자'를 간절하게 기다렸다.

왼손잡이는 아니지만, 197㎝의 허수봉이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뽑히면서 박철우의 기대는 커졌다.

허수봉은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히고, 선발 출전까지 해서 많이 긴장했다.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니 긴장감은 사라졌다"라며 "확실히 유럽 선수들은 타점이 높고, 속도까지 갖춰서 상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도 그냥 물러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박철우, 문성민 선배가 벨기에전이 끝난 뒤 '잘했다'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덧붙이며 "선배들처럼 성장하려면 더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박철우는 9월 이란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불참한다.

대신 젊은 라이트 허수봉이 공격을 주도할 전망이다.

박철우는 내년 1월에 치르는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을 준비한다.

박철우의 기대대로 허수봉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더 성장한다면, 한국은 신구 라이트를 갖추고서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