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만 선생 직계가족 20여명 고국 방문…"행사 의미 더해"

오는 15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광복절 경축식에 해외 거주 독립운동가 가족이 다수 참석해 행사 의미를 더한다.

충북도는 15일 오전 10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광복회원, 사할린 교포, 기관·단체장 등 각계각층 인사와 주민 1천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검은(儉隱) 정순만(1873∼1911) 선생의 가족 20여명이 행사장을 찾는다.

해외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가족이 직접 충북도 광복절 경축식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순만 선생은 서울에서 독립협회 총무부장 등을 맡아 을사늑약 반대 투쟁 등을 벌이다 민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06년 고향인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덕촌마을로 돌아와 덕신학교를 세웠다.

하지만 선생은 일제의 탄압으로 국내에서 활동이 어렵게 되자 이듬해 중국으로 망명, 이상설 선생과 함께 지린성(吉林省) 룽징(龍井)에 서전서숙을 설립했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해조신문'과 '대동공보'의 기자 겸 주필로 계몽 활동을 하다가 38세를 일기로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선생이 세운 덕신학교의 민족교육은 주민들의 항일정신을 불러일으켰다.

이 마을에서는 1919년 3월 23일과 4월 1일 만세 횃불 시위가 펼쳐지기도 했다.

선생의 직계 가족은 대부분 미국에 거주 중이다.

이번에 고국을 방문하는 선생의 가족들은 광복절 경축식 참석 이후 최근 '독립운동 마을'로 새 단장 중인 덕촌마을을 둘러볼 예정이다.

덕촌마을에 남아있는 정씨 문중과 주민들은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애국지사 검은 정순만 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이듬해 덕신학교를 복원해 전통문화 교육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청주시는 '덕촌리 독립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주시는 복원한 덕신학교에 선생의 일대기와 청주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한 '정순만 선생 기념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마을 주변 응봉산을 따라 1㎞가량의 '애국의 길'도 만든다.

이 길에는 청주의 독립운동 관련 조형물 등이 설치된다.

또 마을에 광장을 조성해 3·1운동을 알릴 때 사용했던 봉수대 등을 세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 광복절 경축식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면서 해외에 사는 독립운동가 정순만 선생의 직계 가족들이 참석해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5일 열리는 광복절 경축식은 기념탑·애국지사 동상 참배, 독립유공자 포상 및 모범광복회원 표창, 축하 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