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1달러=7.0039위안' 고시…"예상보단 낮았다" 일단 안도
위안화 추가 약세 초래 우려는 여전…상하이지수 0.93% 상승 마감
위안화 기준환율도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 돌파(종합2보)
시중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환율 관리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준 환율도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일 기준 환율 성격의 중간 환율을 전날의 6.9996위안보다 0.06% 오른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간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5일부터 이미 나흘 연속 달러당 7위안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약세 현상은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추가 대중 관세 계획 발표 등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이 시장에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 선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외환 시장 방어에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이 약세 용인을 대미 반격 카드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중간 환율까지 달러당 7위안 이상으로 고시하게 되면 추가 위안화 약세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 중간 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거래된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중간 환율을 중국 정부의 환율 정책 시그널로 주시한다.

실제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발생한 지난 5일 인민은행은 중간 환율을 달러당 6.9225위안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이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처음으로 6.9위안 이상으로 올리자 시장은 중국 정부가 '포치' 용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고, 시중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당 7위안 선이 금방 무너졌다.

다만 위안화 중간 환율은 전날의 시장 환율을 차후 반영한다는 점에서 시중 환율이 이미 달러당 7위안을 넘긴 상황에서 중간 환율 역시 후행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위안화 기준환율도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 돌파(종합2보)
또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날 고시 환율이 비록 달러당 7위안 선을 넘기기는 했지만 예상보다는 낮았다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고시 환율인 달러당 7.0039위안이 애널리스트 21명의 평균 예상치인 달러당 7.0156위안보다는 낮았다면서 인민은행의 이날 움직임이 시장의 우려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스코샤뱅크의 전략가인 가오치는 블룸버그에 "중국은 지금 패닉을 방지하고 싶어한다"며 "인민은행이 가까운 시일에 계속해서 위안화 안정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오전 인민은행 중간 환율 고시 이후 시중 위안화 환율은 다소 내려갔다.

오후 3시(현지시간) 현재 역외·역내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각각 7.06위안, 7.04위안대에서 형성 중이어서 중간 환율 '포치'에 따른 위안화 환율 급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에 '양날의 칼'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전방위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은 중국 수출 기업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급속한 추가 위안화 약세는 대규모 자본 유출과 이로 인한 증시 폭락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도 크다.

중국은 실제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2015∼2016년 대규모 외자 유출 사태를 맞아 증시 폭락 등 심각한 대가를 치른 적이 있다.

한편, 위안화 가치가 안정을 유지한 데 힘입어 이날 중국 증시는 강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93% 오른 2,794.55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도 1.19% 올랐다.

오후 3시(현지시간) 현재 홍콩 항셍지수 역시 0.6%대 상승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