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베네수엘라와 사업할지, 미국과 사업할지 택일해야"
美, 중·러에 "마두로 지원 그만" 경고…베네수엘라 전방위 압박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전날 미국 내 베네수엘라 정부 자산을 동결한 데 이어 마두로 정권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향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마두로 정권 지원을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위기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더 큰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길 원하는 제삼자에게 '매우 신중하게 진행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정부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내에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모든 자산을 동결하도록 했다.

미국이 서방 국가에 이런 제재를 가한 것은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돕는 이에게 재무부가 제재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론 베네수엘라 정부와 거래하는 러시아나 중국 등 다른 국가 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다.

美, 중·러에 "마두로 지원 그만" 경고…베네수엘라 전방위 압박
볼턴 보좌관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미국과 사업을 하고 싶은가"라며 베네수엘라 정부와 사업 관계를 지속하면 미국에서의 사업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러시아를 향해서 "나쁜 베팅에 계속 매달리지 말라"고 촉구했고, 중국을 향해서는 베네수엘라에 준 차관을 빠르게 회수하는 길은 "새로운 합법적인 정부"를 지지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50여 개국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페루 정부의 제안으로 열린 이날 회의는 날로 심화하는 베네수엘라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대선 재실시 등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전 세계 6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페루는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쿠바, 터키, 볼리비아 등 친(親) 마두로 정권 국가에도 초청장을 보냈지만 이들 국가들은 모두 불참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정부의 자산 동결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 사무엘 몬카다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전쟁 행위"라고 지칭하며 "베네수엘라는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조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개입을 요청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미국의 자산 동결 조치가 불법이며 "경제적 테러"라고 비난했다고 러시아 RIA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