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담임목사직 세습이 교단 헙법상 세습금지 조항을 위반해 무효라는 교단 재판국의 판결이 내려졌다.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에서 청빙 결의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국원 15명 가운데 14명이 판결에 참여했으며 표결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5시 40분부터 심리를 시작해 당초 오후 7시께 재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심리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자정께 판결이 나왔다. 김하나 목사는 2015년 12월 정년퇴임한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로, 2017년 3월 명성교회에서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면서 교회 부자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동남노회에서 2017년 10월 김하나 목사 청빙을 승인하자,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청빙 결의가 교단 헙법상 세습금지 조항을 위반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교단 재판국은 지난해 8월 김하나 목사의 청빙이 적법하다며 명성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국원 15명 가운데 8명이 청빙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열린 제103회 교단 총회에서는 재판국이 판결 근거로 삼은 교단 헌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판결을 취소하고, 판결에 참여한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했다. 예장 통합교단 헌법에는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데, 해석상 논란이 된 부분은 '은퇴하는'이라는 문구다.
명성교회 측은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고 2년이 지난 후 김하나 목사를 청빙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교계 시민단체 등에선 이에 반발해 왔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성교회는 1980년 김삼환 목사가 세운 교회로 등록 교인이 10만 명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