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난민' 선봉 伊 극우 부총리 이번엔 집시 비하 발언으로 뭇매
반(反)난민 정책의 선봉에 서서 각종 강성 발언을 쏟아내 온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번에는 집시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4일(이하 현지시간) ANSA통신 등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진가라차(zingaraccia). 곧 불도저가 갈 거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탈리아어 'zingaraccia'는 집시를 비하하는 용어로, 통상 영어로는 '더러운 집시' 정도로 해석된다.

이 트윗은 북부 밀라노에 있는 집시캠프에서 생활하는 한 여성이 언론 인터뷰에서 살비니를 두고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격한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된 직후 나온 것이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서 "집시 여성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정상적인가"라며 불만도 털어놨다.

하지만 현지에선 살비니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독일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때인 1944년 아우슈비츠에서 집단 학살한 집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집시 홀로코스트 추모일'(8월 2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反난민' 선봉 伊 극우 부총리 이번엔 집시 비하 발언으로 뭇매
중도 좌파인 민주당 소속 정치인 로베르토 자케티는 "살비니는 지금 완전히 통제가 안 되고 있다"면서 "그가 내무장관이라는 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조처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살비니가 맞대응을 위해 올린 트윗 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같은 날 밤 "불법 집시캠프에 사는 여성이 내무장관을 살해 협박한 것은 문제 삼지 않고 '진가라차'라는 단어 사용만 비난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의 집시캠프를 모두 철거하는 그날까지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해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살비니 장관은 '집시가 노동보다는 범죄를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등 그동안 집시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작년 7월에는 유럽연합(EU)의 경고에도 로마시와 손잡고 약 400명이 생활하던 로마 북부의 집시캠프 철거를 강행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내 집시 인구는 13만∼17만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은 이탈리아 국적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루마니아·보스니아·세르비아 등 발칸반도 출신으로, 로마를 비롯한 대도시 외곽의 불법 정착촌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