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달 중 해상서 미사일 시험발사", 로이터 "몇주 내 지상발사 미사일 시험"
INF 탈퇴한 美, 이르면 이달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30여년 간 중단된 미국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곧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올여름부터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INF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서명한 사거리 500∼5천500km 사이의 중거리 핵미사일의 개발,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조약이다.

냉전의 양대 축인 미·소의 군비 경쟁을 끝내는 토대가 된 이 조약 발효 이후 미국은 조약에 위배되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고대로 2일부터 INF가 사실상 폐기됨에 따라 미국은 불과 몇 주 안에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전했다.

INF 탈퇴한 美, 이르면 이달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전망
NYT는 아마도 이달 중에 해상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뤄질 것이며, 이후 이 미사일의 지상 발사용 개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8개월 이내에 지상 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INF 조약 상대국인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을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위치인 일본 또는 한국이 미국의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배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최고 핵 전략가를 지낸 개리 새모어는 "유럽이 미사일 배치를 원할 것 같지는 않다"며 "아시아에서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하기에 가장 타당성이 높은 2개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라고 말했다.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그곳(미사일 시험 발사 및 배치 후보지)에 주민 반발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가장 확실한 장소는 일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사거리 1천800∼2천500마일의 새로운 이동식 지상 발사용 탄도 미사일을 연내에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특히 이는 기존에 있던 미사일을 개조한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로, 실전 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임기가 끝나는 향후 5년 이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도 미국이 향후 몇주 안에 지상 발사용 순항 미사일 실험을 하고, 11월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두 가지 유형의 시험 발사 대상이 핵무기와는 무관한 재래식 전력일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또 미국 관리들은 민주당의 반대가 심해 현재 보유한 예산이 바닥날 경우 미사일 시험 발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한편, 미국의 INF 탈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에너지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와 조지아 상원의원을 지낸 샘 넌은 각각 외교 전문 매체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적인 불안정 상태가 됐다", "최후의 심판일로 회귀"라고 썼다.

그들은 또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핵무기가 관여된 미-러의 충돌 위험이 지금처럼 높았던 적이 없다.

하지만 냉전 시대와 달리 양측은 애써 이 위험에 눈을 감으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