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생산한 공작기계 조작장치 '수치제어반' 수입 막힐까 걱정

[日 2차보복] 창원 공작기계 업체들, 부품 수급 차질 우려
일본이 2일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결정을 하면서 국내 최대 기계산업 중심지인 창원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졌다.

반도체 부품에 국한됐던 수출 규제가 1천112개 품목으로 늘어나 산업 전반에 수출 규제가 현실로 닥칠 가능성이 커져서다.

기계산업 분야 중에서도 핵심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창원산단 공작기계 생산업체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창원산단 공작기계 업체들은 일본으로부터 공작기계 자동 조작장치인 수치제어반(NC)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국내 기업에 판매하고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한다.

대부분 업체가 일본 '화낙'(FANUC)에서 수치제어반을 수입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를 분석한 창원상의는 지난해 국내 수치제어반 수입액의 91.3%가 일본산일 정도로 일본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지멘스' 제품 등 일본 이외 국가의 수치제어반 비중은 작다.

창원권 등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일본산 수치제어반 사용 비율이 높은 것은 과거 기술이전, 부품공급 등의 이유로 일본 업체와 오랫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日 2차보복] 창원 공작기계 업체들, 부품 수급 차질 우려
지역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은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지난달 1일 이후 이 조치가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거나 부품 수급 다변화에 나서는 등 대책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태가 장가화하면 수치제어반 등 핵심 부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생산 차질은 물론, 관련 전후방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창원산단 내 한 공작기계 전문업체 관계자는 "수치제어반 등 핵심부품 개발 자체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서 일본이 수출허가를 까다롭게 내주면 대체 부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걱정했다.

박희석 창원상의 조사홍보팀장은 "관련 기업들이 단기적인 대책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이 길어지면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