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건국 70주년 앞두고 대대적 검열
中, 이젠 '만화영화'까지 검열…"매 순간 정치적 메시지 담아야"
전방위 사회 통제에 열을 올리는 중국 정부가 이제 만화영화까지 본격적인 검열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가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녜천시 당 중앙선전부 부부장 겸 국가라디오TV총국 국장은 최근 검열 책임자 회의에서 "만화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리더십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고결한 정치적 신념을 지니고 모든 TV 드라마, 모든 다큐멘터리, 모든 만화영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모든 대사에 무게가 실리고, 모든 순간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최대 정치 행사인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사회 전반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녜천시 부부장은 지난달 "국가와 당의 정책에 부응하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TV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4월부터 중국중앙(CC)TV 회장을 맡다가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중앙선전부 부부장과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장, 국가판권국 국장 등을 겸직한 인물로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만화영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 강화는 '불순한' 만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체포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찰은 돼지 머리를 지닌 중국인을 묘사한 풍자만화를 그려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이유로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만화가 장둥닝(22)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둥닝의 만화가 중국인의 감정을 심하게 손상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그와 공모한 인물도 랴오닝(遼寧)성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장둥닝의 체포는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만화에서 모욕감을 찾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영국의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인 '페파피그'도 검열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페파피그는 2015년 중국에 상륙한 뒤 어린이들뿐 아니라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점차 주류 가치에 맞서는 젊은이들을 상징하게 되자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검열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