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후순위 지속가능채권 발행 성공
신한금융지주가 발행하는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지속가능채권은 자금의 용처를 친환경 투자나 사회공헌으로 제한한 채권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10년6개월 만기 후순위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8배 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5억달러(약 5900억원) 모집에 200개 해외 기관투자가가 총 43억달러 규모로 참여했다. 전체 주문의 50%가 아시아에서 들어왔다. 나머지는 미국(34%)과 유럽·중동·아프리카(16%) 소속 기관이었다. 발행 주관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HSBC가 맡았다.

수요예측 흥행 덕에 자금 조달비용도 당초 계획보다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1.5%포인트를 얹은 연 3.34%로, 수요예측에 앞서 제시한 희망금리(연 3.59%)보다 0.25%포인트 낮다. 이번 지속가능채권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아홉 번째인 ‘BBB’로 신한금융지주의 신용등급(A)보다 세 단계 낮다. 발행 목적은 자본적정성 관련 지표 개선이다. 후순위채는 발행 당시엔 전액을 자본으로 인정받고, 잔존만기 5년 미만부터는 매년 20%씩 차감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발행을 통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악화한 자본비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1년 사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아시아신탁 인수에만 2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4.9%에서 올해 3월 말 14.0%로 하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