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이후 상장사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5% 줄어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하고서 국내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기대치가 4조원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95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지난 25일 기준 141조6천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기준 전망치(145조3천218억원)보다 3조6천619억원(2.52%) 하향 조정된 것이다.

작년 영업이익에 비하면 40조7천25억원(22.32%) 감소했다.

조사 대상 295개사 중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상장사는 168곳(56.9%)이었고 높아진 기업은 90곳(30.5%)에 그쳤다.

이 가운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직접 표적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26조7천450억원으로 6월말보다 2.76%(7천596억원)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도 3조4천932억원으로 11.07%(4천347억원) 낮아졌다.

S-Oil(-27.18%), LG화학(-15.55%), 한국전력(-28.90%), SK이노베이션(-13.16%), 삼성전기(-19.49%), 대한항공(-15.50%) 등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전망치가 6천250억원으로 6월말(3천153억원 손실)의 거의 2배 수준으로 악화했다.

다만 현대차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4조1천475억원으로 6.29%(2천455억원) 상향 조정됐고 기아차도 8.79%(1천650억원) 높아졌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정령) 개정안을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재 반도체 소재 3종에 국한된 수출 규제 품목이 대거 확대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광범위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지난 18일 내놓은 경제 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 수출 규제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여부에 따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