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보 박사, 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 기념 세미나서 제안
"태권도, 무형문화유산 남북한 공동등재 추진하자"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면 남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희대 스포츠과학원 수석연구원인 홍성보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는 27일 용평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2019 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 조직위원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박사는 "겨루기 중심의 경기 태권도인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유산(레거시)'이고 겨루기를 제외한 태권도 품새, 격파 등 무예로서의 기량을 펼치는 세계태권도한마당'은 유네스코가 정의하는 '인류 무형 문화유산(헤리티지)'에 가깝다"며 "레거시와 헤리티지를 혼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남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해 무형유산에 올린 씨름을 사례로 들었다.

남북한은 2014년 씨름 공동 등재를 추진했지만, 이듬해 북한이 단독으로 신청해 틀어지는듯했지만 별도로 남한이 신청한 뒤 다시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지난해 성과를 올렸다.

이는 남북한의 전통스포츠가 인류유산에 공동으로 등재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남북한 태권도의 가능성을 높여줬다.

홍 박사는 "남북한은 2017년 막걸리, 장류, 전통자수 등을 공동으로 올리자고 논의했다"며 "이들 유산과 함께 남한의 태권도와 북한의 태권도가 같이 협력해 우선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호, 공동체, 전승체계, 문화사적 의미, 교류 협력 등 유네스코가 정의하는 무형유산 선정의 내용을 태권도가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네스코는 유사한 문화전통을 공유한 국가들이 있을 경우 해당 유산에 대한 공동 등재를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태권도가 거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등재 전략도 소개했다.

홍 박사는 "유네스코도 권고한 만큼 공동 등재가 가장 손쉽고 효율적"이라며 "하루빨리 남한 내 협의기구인 (가칭)'대한민국태권도위원회'를 설립해 북한과 대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태권도 무형 문화유산 공동 등재를 추진하면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며 "내년에는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에 북한도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류병관 용인대 태권도대학원장이 '국민태권도의 미래가치 찾기-국민건강 운동으로서의 태권도', 이학주 스토리텔링 연구소장의 '태권도, 한국의 선비정신으로 세계평화를 품다'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