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컬러였다.

아주 오래전 인류도 컬러로 된 세계에서 살았다.

흑백사진은 아련한 향수를 전하지만,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한다.

신간 '역사의 색: 이토록 컬러풀한 세계사'는 세계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기로 꼽히는 1850~1960년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은 흑백사진에 색을 입혔다.

역사 사진 채색 전문가인 마리나 아마랄이 흑백사진으로만 기록이 남은 시대를 컬러로 복원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역사가이자 작가인 댄 존스가 역사적 서술을 더해 사진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책을 만들었다.

저자들은 흑백사진에 어떤 색을 입힐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사실까지 검증했다.

피부와 눈동자, 머리카락은 물론 군복, 메달, 리본, 계급장 등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당시 시대 자료를 분석했다.

그래도 안 되면 예술적 선택을 내렸다.

이후 일일이 색을 입히는 디지털 작업을 했다.

2년여에 걸친 작업에서 이들은 사진 1만장을 살폈고, 최종적으로 200장을 선택했다.

히틀러와 군중, 마타 하리, 빅토리아 여왕, 명성황후, 메릴린 먼로 등 다채로운 역사 속 인물을 컬러로 만난다.

한국전쟁에서 북한군 병사가 체포되는 모습을 비롯해 잔인하고 처참한 전쟁의 역사도 담겼다.

그 외 크림 전쟁, 아편 전쟁,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1890년대의 자동차, 라이트형제의 비행 모습 등을 통해 전쟁과 정치, 혁명, 대중문화, 과학, 예술까지 폭넓은 역사를 다룬다.

윌북. 김지혜 옮김. 456쪽. 1만9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