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도쿄大 교수 "日, 오만하지 말고 한국인의 '恨' 헤아려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타인 아픔 공감 강조…"'한(恨)' 이해 못하면 법비(法匪) 소리 들을 것"
일본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가 한국인의 정서에 자리 잡은 '한'(恨)을 언급하면서 일본인은 오만해서는 안 되며 한국인의 한을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토 아비토(伊藤亜人) 도쿄대 명예교수(문화인류학)는 24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감각이 가장 얇은 층이 엘리트, 즉 정치나 경제 분야 인사들일 것"이라며 "(이들은) 생활 감각이 얇은 환경에서 성장하고 아시아 대륙에 대한 소양이나 경험도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아는 과거의 (일본) 정치가 중에는 깊은 반성을 포함해 아시아에 대해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의 엘리트층은 이웃 나라에 우애의 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현 일본 집권세력이 작년 10월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국 정부를 압박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하는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해 언급했다.
아베 정권은 1965년의 한일 국교정상화 관련 기본조약과 함께 체결된 청구권협정을 근거로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에 대한 개인 배상 청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주장의 연장선에서 한국 대법원이 작년 10월 이후 일제 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 판결을 잇달아 내린 것에 한국 정부가 대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강화를 통한 경제제재를 가해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토 교수는 "한일기본조약 등 법은 물론 있다"면서 "법이 유효한 것은 맞지만 사회 현실에서 벗어난 형식적 운용이 만연하면 사회 자체가 망할 것이라고 중국의 성현들은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돼온 한반도 사람들에게는 서양적인 법만으로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며 그것이 바로 '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런 감정에 대해 일본 입장에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측은지심'을 보여야 한다며, 일본인에게 "오만하지 말고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토 교수는 "(일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일본은 '법비'(法匪) 소리를 들을 것이고, 서로에게 불행한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법비'가 '법 해석에 집착해 실태를 제대로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한국어로는 '법을 악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무리'를 뜻하는 말이다.
이토 교수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부정적 유산'에 대한 저항감이 적은 젊은세대 간의 교류 활성화를 꼽았다.
이토 교수는 본인도 연구를 겸한 한국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생겨 50년 가까이 됐다면서 일본 국민 몇명에게라도 한 사람씩 그런 친구가 있다면 한일 관계는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도쿄대 문화인류학과를 나온 이토 교수는 1970년대부터 경북 안동 등 각지를 돌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연구해 왔다.
2003년 한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한 이토 교수는 자신이 만난 탈북자들의 수기를 엮은 '북한 인민의 생활'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남북한 사정에 모두 밝은 지한통 인사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가 한국인의 정서에 자리 잡은 '한'(恨)을 언급하면서 일본인은 오만해서는 안 되며 한국인의 한을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토 아비토(伊藤亜人) 도쿄대 명예교수(문화인류학)는 24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감각이 가장 얇은 층이 엘리트, 즉 정치나 경제 분야 인사들일 것"이라며 "(이들은) 생활 감각이 얇은 환경에서 성장하고 아시아 대륙에 대한 소양이나 경험도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아는 과거의 (일본) 정치가 중에는 깊은 반성을 포함해 아시아에 대해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의 엘리트층은 이웃 나라에 우애의 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현 일본 집권세력이 작년 10월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국 정부를 압박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하는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해 언급했다.
아베 정권은 1965년의 한일 국교정상화 관련 기본조약과 함께 체결된 청구권협정을 근거로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에 대한 개인 배상 청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주장의 연장선에서 한국 대법원이 작년 10월 이후 일제 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 판결을 잇달아 내린 것에 한국 정부가 대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강화를 통한 경제제재를 가해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토 교수는 "한일기본조약 등 법은 물론 있다"면서 "법이 유효한 것은 맞지만 사회 현실에서 벗어난 형식적 운용이 만연하면 사회 자체가 망할 것이라고 중국의 성현들은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돼온 한반도 사람들에게는 서양적인 법만으로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며 그것이 바로 '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런 감정에 대해 일본 입장에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측은지심'을 보여야 한다며, 일본인에게 "오만하지 말고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토 교수는 "(일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일본은 '법비'(法匪) 소리를 들을 것이고, 서로에게 불행한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법비'가 '법 해석에 집착해 실태를 제대로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한국어로는 '법을 악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무리'를 뜻하는 말이다.
이토 교수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부정적 유산'에 대한 저항감이 적은 젊은세대 간의 교류 활성화를 꼽았다.
이토 교수는 본인도 연구를 겸한 한국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생겨 50년 가까이 됐다면서 일본 국민 몇명에게라도 한 사람씩 그런 친구가 있다면 한일 관계는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도쿄대 문화인류학과를 나온 이토 교수는 1970년대부터 경북 안동 등 각지를 돌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연구해 왔다.
2003년 한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한 이토 교수는 자신이 만난 탈북자들의 수기를 엮은 '북한 인민의 생활'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남북한 사정에 모두 밝은 지한통 인사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