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강제진압을 주도한 리펑(李鵬)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 과감한 조치로 동란을 막았다고 평가한 데 대해 대만 당국은 중국이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모습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만, '리펑 사망' 중국 평가에 "잘못된 역사 인식 유감"
24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리펑 전 총리의 사망 관련 소식과 관련해 "중국의 역대 지도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역사가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리펑 전 총리는 대만해협 위기 시 대만에 대해 언론으로 공격하고 무력으로 위협하는 문공무혁(文功武嚇)을 주장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륙위원회는 신화통신이 리펑 전 총리의 부고 기사에서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폭동'으로 규정하고 유혈진압을 '과감한 조치를 취해 동란을 제지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중국 정권이 시종일관 역사적 과오를 직시하고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전날 관영 신화통신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시위대 진압을 지휘한 리펑 전 총리가 22일 노환으로 인해 향년 91세로 별세했다고 보도하면서 그를 '우수한 당원, 탁월한 영도자'로 묘사했고, 톈안먼 사태 당시 유혈진압을 주도한 것을 "과감한 조치"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편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부 중 한 명으로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왕단(王丹)은 23일(미국시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리펑은 '6·4(톈안먼) 학살자이자 망나니였다"고 혹평했다.

대만, '리펑 사망' 중국 평가에 "잘못된 역사 인식 유감"
왕단은 "(그는) 죽어서 마땅하다"면서 "내 평생 그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