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회사들이 저비용항공사(LCC) 특화 카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일 갈등의 여파로 국내 LCC 해외 노선 중 가장 비중이 큰 일본 노선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을 할인해주고,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LCC 전용 카드의 매력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KB국민카드는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3개 LCC의 항공권 가격을 깎아주는 이지 플라이 티타늄 카드를 23일 출시했다. 전달 카드 사용액에 따라 매월 최대 5만원을 할인해준다. 하나카드도 이날 에어부산 항공료 10만원당 5000하나머니(1하나머니=1원)를 쌓아주는 에어부산 원큐쇼핑 카드를 선보였다.

그동안 카드사의 ‘러브콜’에도 LCC는 신용카드 연계 마케팅을 꺼렸다. 마케팅 비용을 쓰기보다 항공권을 기존 항공사 대비 싸게 파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LCC 이용객이 늘면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LCC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우리카드는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이달 초 ‘카드의정석 유니마일’을 출시했다. 카드 사용 실적을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최초의 ‘LCC 마일리지’ 카드다.

하지만 한·일 간 무역갈등이 불거지면서 우리카드는 당초 기대만큼 가입자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여행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각 LCC 해외 노선의 30~60%는 일본 노선이다. 최근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이 벌어지고 항공 수요도 급감하면서 일부 LCC는 일본 노선 축소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예정된 일정에 따라 연계 카드를 내놨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게 신용카드업계의 분석이다. 당초 기업은행, 비씨카드, 농협카드도 유니온페이와 연계한 유니마일 LCC 카드를 상반기 내놓기로 했다. 상품 수익성 분석과 약관심사 때문에 출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